우리말에는 비슷한 발음으로 된 것들이 많다. 친구 중에 경상도 출신이 많은데, 그들은 ‘어’와 ‘으’ 발음이 명확하지 않다. 물론 ‘쌀’의 발음을 ‘살’로 한다는 것은 온 국민이 다 아는 사실이다. “개떡같이 말해도 찰떡같이 알아듣는다.”는 말과 같이 경상도 친구가 말하면 대충 그런가 보다 하고 이해하면서 알아듣게 마련이다. ‘먹으세요’라는 말도 자세히 듣지 않으면 ‘먹어세요’로 들린다. 실제로 ‘먹어세요’로 발음하는 친구들도 많다. 그것은 발음상의 문제로 그들은 그들만의 방법으로 변별하고 이해한다. 마찬가지로 전라도 사람들은 ‘의
우리말 중에서 정말로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는 것이 ‘사단과 사달’의 차이와 ‘애먼과 엄한’의 구별이다. 사실 이 단어들은 한국어를 전공한 사람들도 잘못 쓸 때가 많다. “왜 엄한 사람 잡고 그래?”라는 표현을 참으로 많이 들었다. 이것은 “왜 애먼 사람을 잡고 그래?”로 바꿔써야 한다. 이에 관해서는 이미 오래 전에 집필한 것이 있어서 이 정도만 하고, 앞으로는 우리 독자들이 틀리게 쓰지 않길 바랄 뿐이다. 또 하나 엄청나게 많은 사람들이 헷갈리는 것이 바로 ‘사단과 사달’의 구분이다.TV에 나오는 출연자들도 많이 틀리고 있은 것이
필자는 40년 가까이 교단에서 한국어나 한국어와 관련된 학문을 강의해 왔다. 한국말도 참 잘하는 편이다. 사실 말보다는 글로 쓰는 것을 잘한다. 말로 하는 것은 목사나 변호사들이 잘하고 필자는 논리적으로 글을 쓰라고 하면 조금 더 잘 할 수 있다. 특히 어휘나 어원에 관해서 많이 알고 있다고 자부하기도 한다. 필자가 학생들에게 늘 하는 얘기 중의 하나가 “누구든지 스스로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으로 업을 삼으면 좋고, 그것을 즐길 수 있으면 더욱 좋다.”고 해 왔다. 그래서 필자는 자신있는 한국어 장사(?)를 오래 해 왔다. 학부에
예전에 민속씨름이 유행했던 적이 있다. 나이가 지긋한 사람들은 이만기를 씨름 선수로 알고 있는데, 젊은이들은 연예인인 줄 안다. 씨름도 잘하고 말솜씨도 좋으니 다방면에 재능이 있는 다재다능한 교수이다. 당시에 젊은 씨름꾼이 또 있었는데, 그 이름이 강호동이다. 그 젊은 친구가 참으로 생기발랄하게 씨름판을 휘젓고 다녔던 것으로 기억한다. 그런데 강호동만 나오면 해설자가 약관의 나이에 참으로 훌륭한 선수가 나왔다고 했었다. 그 해설자는 젊은 사람만 나오면 ‘약관’의 나이라고 했다. 약관(弱冠)이란 남자 나이 스무 살을 달리 말하는 것으
오랜만에 백화점에 가서 생선구이를 먹자는 아내의 말에 흔쾌히 달려갔다. 나이 먹을수록 생선을 먹어줘야 한다는 말에 일리가 있다고 생각했다. 예전에는 맛있는 것만 골라서 먹었다면 이제는 건강에 좋은 것만 찾아서 먹는다는 것이 과거와 다르다. 당수치도 점차 높아지고, 고혈압이나 고지혈도 있어서 아침에는 계란 두 개만 먹고, 점심은 포식하고, 저녁은 밥 반 그릇만 먹는다. 주말부부의 특권은 함께 있을 때 가능하면 그동안 못 먹었던 것 골라 먹는 재미를 추구한다는 점이다. 걷기 위해 일부러 차를 가지고 가지 않는다.일요일이라 그런지 백화점
오늘은 사전에도 나오지 않는 얘기만 해야겠다. 이라는 영화의 영향인지 ‘깐부’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유력 정치인들도 이런 말장난을 하고 있음을 볼 때 안까깝기 그지없다. 그런가 하면 또 다른 정치인은 ‘존버’라는 용어를 써가면서 때가 되면 자신이 이길 수 있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한다. 그리고 자신의 지지자들에게 ‘존버’를 당부했다고 한다. 참으로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는지 모르겠다. 한글날이 지난 지 얼마나 됐다고 유력 정치인들이 되지도 않는 줄임말과 비속어를 사용하고 있는가 자못 애석하다. 특히 학생들이 하도 많
어린 시절에 즐겨 보던 만화영화가 있다. (Popeye-파파이 : 휘둥그래진 눈, 퉁방울 눈, 미국 만화주인공인 선원)라는 제목의 만화인데, 늘 올리브(Olive – 뽀빠이의 연인, 허영심이 많은 여인, 원래의 이름은 올리브 오일)를 구해주는 역할을 한다. 부루터스(Brutus – 선원으로 뽀빠이의 연적. 매번 올리브를 납치하여 뽀빠이를 괴롭히지만 시금치를 먹은 뽀빠이에게 당하기만 하는 덩치만 큰 미련퉁이)의 심술로 매번 올리브가 곤욕을 당할 즈음이면 뽀빠이가 시금치 통조림을 먹고 힘이 장사가 되어 깔끔하게 일을 마무리하는
요즘 친구들 얘기를 들어 보면 흥미로운 사실을 발견하게 된다. 딸네 집에 가면 편한데 아들 집에 가면 불편하다는 것이다. 그래도 전화기 바탕화면에 들어 있는 사진은 손주(손자와 손녀를 함께 이르는 말)들이다. 친손주든 외손주든 구별이 없어진 것도 과거와 다르다. 과거에는 친손주만 손자 취급을 했는데, 요즘은 오히려 외손주 사진을 올려 놓은 친구들도 많다. 안타깝게도 필자는 아직 손주가 없다.(투덜투덜) 외손녀를 매일 유치원에 데려다주는 막내 동생이 마냥 부러울 따름이다. 어째서 딸네 집은 편한데 아들집은 불편한 것인가 모르겠다. 아
요즘 세종시 사람들은 ‘특공’이라는 단어에 특별한 관심을 보인다. 실제로 세종시 사람들은 도시가 발전하면서 혜택을 누린 것이 별로 없다고 느낀다. 구도시와 신도시 사이에 격차가 심해지고, 세금은 늘어났고, 학교는 부족해서 불만이 극도에 달하고 있다. 세종으로 이사오는 공무원들에게 부동산을 특별공급한다고 해서 ‘특공’이라고 표현한 것 같다. 별걸 다 줄여서 표현하는 시대가 되었으니 해설을 붙이지 않으면 이해하기 힘든 것들이 많다. 구도시(조치원)에서 신도시(보람동)으로 시청을 옮겼으니 여기도 특별공급 대상이라고 해서 자체 특별 분양받
어린 시절의 추억을 돌아보면 슬펐던 기억이 더 많았던 것 같다. 먹고 살기 힘든 시대라 그럴 수도 있지만 멱감고 참외 서리하던 즐거운 추억은 그리 많지 않고, 뽕잎 따고 목화 따던 힘들었던 일들이 더 많이 생각난다. 그중 아주 힘들었던 일 중의 하나가 뽕밭을 없애고 일반 밭으로 만들었던 기억이다. 몇 살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하지만 몹시도 추운 겨울에 할아버지의 명령으로 뽕밭을 없애게 되었다. 뽕나무는 뿌리가 강해서 쟁기가 잘 부러지기 때문에 뿌리까지 완전히 제거해야 한다. 4형제였지만 막내는 너무 어려서 필자까지만 동원됐던 것 같
언어는 항상 변한다. 그것이 필자가 먹고 살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모든 사람이 다 알고 있다면 학자가 필요 없으니 말이다. 오늘 제목으로 인용한 단어는 한국어를 전공한 필자도 고개를 흔들 정도로 생소한 단어다. 요즘 뉴스를 보면 정말 필자가 처음 보는 단어들이 많다. 외국어나 외래어의 범람도 원인이 될 수 있을 것이나, 무분별하게 외국어를 차용하여 축소 변형시키는 미디어 제작자들에게도 큰 문제가 있다고 본다. 제목만 보고는 저것이 무슨 말인지 알 수가 없다. ‘곱버스’라는 단어도 처음이거니와 “개미가 버스를 탔다.”는 것도 우습
필자는 어려서부터 기타를 즐겼다. 물론 프로 음악가처럼 잘 치는 것은 아니나 그냥 악보를 보면 혼자 흥얼거리며 하루 종일 즐길 정도는 된다. 어린 시절에 어니언스의 ‘편지’라는 노래를 엄청 좋아했고, 홍민의 구수한 목소리도 참 좋아했다. 요즘 청년들이 BTS를 좋아하는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음악은 향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고, 사람의 마음을 울리며 영감을 주는가 하면 마음의 평온을 주기도 한다.가슴을 울리는 노래를 들으면 흔히 “심금을 울린다.”고 한다. 심금을 울린다는 뜻은 “다른 사람의 감동적인 행적을 보거나 듣
나이가 예순 살이 넘으면 조심해야 할 것이 참 많다. 말이 많아서 꼰대 소리 듣기도 하고, 먹다가 흘리기도 하고, 입 주변에 음식이 묻어 있는 것도 모르고 먹어 추접스럽기도 하다. 그만큼 감각이 무뎌진 것이 아닌가 한다. 조심해야 할 것 중 대표적인 것이 냄새가 아닐까 한다. 입냄새는 말할 것도 없고, 노인 냄새가 주변인들을 괴롭게 하기도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양치질 먼저 하는 것도 지긋지긋한 입냄새 때문이고, 사람들 주변에 가까이 가는 것을 꺼리게 되는 것도 늙은이(?) 냄새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용도에 따라 쓰는 비누도 많다
이순신(1545~1598 ) 장군의 시조에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차에 /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라는 것이 있다. 참으로 우국충절과 기개가 넘치는 시다. 이순신 장군의 기개와 전장에 들리는 피리소리(一聲胡笳)가 가슴을 여미게 한다. 종장에 유난히 우국의 정이 묻어난다. 여기서 많은 독자들이 ‘애’가 무엇인지 궁금할 것이다. 흔히 ‘애가 탄다’, ‘애간장이 녹는다’, ‘애를 썩인다’등의 표현이 그것이다. 여기서 ‘애’라고 하는 것은 ‘창자’를 순우리말이다.
날씨가 더워도 너무 덥다. 오늘은 매미란 놈의 심술 때문에 새벽 5시 반에 기상했다. 열대야로 인해 거의 밤잠을 설쳤는데 이 철없는 매미가 결국 단잠을 깨우고 말았다. 그냥 일어나 주변 공원에 가서 ‘만 보 걷기’로 하루를 시작했다. 더워서 육천 보밖에 못 걷고 들어왔지만 찬물로 샤워하고 나니 개운하기는 하다. 혈압도 130 정도로 안정되고, 당뇨 수치도 108이니 이 정도면 만족스럽다. 매미 덕분(?)에 일찍 일어나기는 했지만 하루 종일 졸릴 것같은 예감이 든다. 쥘부채(접었다 폈다 하게 만든 부채)를 펴서 힘껏 흔들면 시원하기는
돈은 항상 부족하게 되어 있나 보다. 월급으로 26만 원 받았던 초임 교사 시절에도 부족했고, 교단에 근 40 년을 근무해 온 지금도 쓰다 보면 부족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물론 씀씀이가 커진 것도 사실이지만 살아오면서 항상 돈의 결핍을 느끼며 살아왔다. 매번 은행에서 융자 얻어 집을 사고 융자금 갚느라 정신없이 살아왔다. 그나마 우리 세대는 집이라도 장만했지만 지금 세대는 3포 세대라고 해서 다 포기하고 살아야 하는 것 같아 선배로서 미안하기도 하다.은행(銀行)은 “1.금융 기관의 하나 2.어떤 때에 갑자기 필요해지거나 일
아주 오래 전에 ‘땡전 뉴스’라는 것이 있었다. KBS 9시 뉴스를 시작할 때 “땡땡땡! 전두환 대통령은…” 하고 시작했기 때문에 붙은 별칭이다. 그래도 그때는 집값이 오르거나 기름값이 오르는 것같은 이야기는 없었다. 경제를 모르기 때문에 경제는 전문가에게 맡긴다는 것이 그분의 정책이었던 모양이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집권한 동안에는 집값이 별로 오르지 않았는데, 요즘은 집 사기, 결혼하기, 취업하기 등을 포기하는 이른바 3포 세대라는 단어가 등장하였다. 슬픈 현실이다. 그 당시에는 우리 세대가 제일 불쌍하다고 생각했는데, 돌아보니
6월에는 맑은 날이 많았다. 가끔 주말이면 비가 내려 밭에 심은 곡식들이 즐거워하는 것이 보였다. 작년에 파 가격이 올랐다고 해서 대파를 한 판 심었는데, 다행히 잘 자라 주고 있다. 밭에 마사토가 많아서 그런 것인지는 몰라도 옥수수는 마냥 그 자리에서 멈춰버렸다. 복합비료를 좀 줘야 할 것 같다.필자의 세대는 장마를 두려워한다. 4학년 즈음이었던 것 같다. 비가 억수로 퍼부어 논둑이 무너지고, 형들과 산에서 굵은 소나무를 베어다가 임시로 둑을 막느라 비 맞는 것도 모르고 도끼질을 했던 기억도 있고, 항상 우산이 부족하여 비료 푸대
한 20 년 전 쯤의 일이다. 당시 국문과 교수들과 필자의 차를 타고 전북의 고산으로 점심 식사를 하기 위해 이동하고 있었다. 계절은 봄이었다. 학교(중부대학교는 충남 금산군에 있다)에서 고산으로 가자면 대둔산을 넘어가야 한다. 바람도 살랑 불고, 경치까지 좋으니 봄소풍 가는 기분이었다. 곁에 앉아있던 여 교수가 연신 “좋네요.”를 연발하였다. 다들 당연히 좋은 경치에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점심으로 먹으러 가는 것이니 좋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평소에 아주 점잖고 말수도 적었던 교수가 “정말 꺼낼까요?” 하고 되받았다.
한국어 중에는 한자어에서 유래한 단어들이 많다. 그중에는 한자어가 완전히 한글처럼 변한 것도 있고, 발음이 변해서 다른 의미로 쓰이는 것도 있다. 예컨대 ‘장난꾸러기’라고 할 때의 ‘장난’은 ‘작란(作亂)’에서 유래했다고 한다. ‘어지럽게 만들어 정신없게 하는 일’을 ‘작란(作亂)’이라고 하는데, 여기서 유래하여 어린아이들의 놀이같이 ‘해칠 생각이 없이 즐겁게 노는 것’을 의미하는 것으로 변했다. 장난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1.아이들이 재미로 놀이함2.짓궂게 다른 사람을 놀리는 못된 일을 함 3.하찮게 일을 실없이 하거나 심심풀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