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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그먼, 연장 10회 끝내기…휴스턴, WS 첫 우승 ‘-1’

  • 유선희 기자 010@kukmini.com
  • 입력 2017.10.31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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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프로야구 휴스턴 애스트로스가 알렉스 브레그먼의 연장 끝내기 안타로 로스앤젤레스 다저스와의 혈투를 승리로 이끌고 구단 최초의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우승에 1승만을 남겨뒀다.

휴스턴은 30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미닛메이드 파크에서 열린 2017 메이저리그 월드시리즈 5차전에서 연장 접전 끝에 다저스를 13-12로 제압했다.

이날 승리로 시리즈 전적 3승 2패를 만든 휴스턴은 1승만 추가하면 구단 사상 처음 월드시리즈 정상에 선다. 휴스턴은 1962년 창단 이후 55년간 월드시리즈 우승이 없었다.

1988년 월드시리즈 우승 이후 긴 우승 갈증에 시달리고 있는 다저스는 벼랑 끝에 몰렸다.

휴스턴은 7-8로 밀리던 7회 말 조지 스프링어의 솔로포로 동점을 만들고 호세 알투베의 역전 2루타, 카를로스 코레아의 2점홈런이 이어져 단숨에 11-8로 점수를 뒤집으면서 승기를 잡는 듯했다.

하지만 다저스는 9-12로 뒤진 9회초 야시엘 푸이그의 2점 홈런에 이어 2사 후 크리스 테일러가 극적인 동점 적시타를 날려 12-12로 연장전에 들어갔다.

엎치락뒤치락 피 말리는 승부는 10회말에 갈렸다.

연장 10회 말 2사 1, 2루에서 브레그만이 다저즈 마무리투수 켄리 얀선을 상대로 천금 같은 좌전 적시타를 날려 경기를 끝냈다.

5차전은 양 팀이 각 14안타를 추고 받은 난타전이었다. 휴스턴은 홈런 5방, 다저스는 홈런 2방으로 상대 마운드를 두들겼다.

이날 양 팀 에이스는 선발 맞대결을 펼쳤으나 모두 기대에 못 미쳤다.

휴스턴 에이스 댈러스 카이클이 먼저 무너졌다.

카이클은 3⅔이닝 만에 5피안타 2볼넷 4탈삼진 4실점(3자책)으로 조기강판당했다.

우위를 가져가는 듯했던 다저스의 클레이턴 커쇼도 4회에 급격히 흔들리면서 4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3볼넷 2탈삼진 6실점으로 고개를 숙였다.

카이클은 1회 초부터 불안했다.

안타 1개와 볼넷 2개로 2사 만루에 몰린 뒤 로건 포사이드에게 2타점 좌전 안타를 맞아 선취점을 내줬다.

이어진 2사 3루에서는 수비 실책으로 1점을 더 잃었다. 1루 주자 포사이드가 카이클의 견제구에 런다운에 걸렸는데, 1루수 율리에스키 구리엘이 악송구를 범해 포사이드가 2루에서 살았다. 그 사이 3루 주자 엔리케 에르난데스가 득점했다.

1회 초에만 3점을 잃은 카이클은 4회 초 2사 2루에서 오스틴 반스에게 좌전 적시타를 맞아 추가 실점했다.

4회 말에는 커쇼가 '가을 울렁증'을 드러내며 크게 흔들렸다.

커쇼는 1사 1, 2루를 허용한 뒤 코레아에게 1타점 좌월 2루타를 맞았다. 휴스텀의 첫 득점이다.

이어진 1사 2, 3루에서는 구리엘이 커쇼의 초구인 시속 144㎞ 슬라이더를 퍼 올려 좌월 3점 홈런을 터트렸다. 점수는 순식간에 4-4 동점이 됐다.

지난 3차전에서 다저스의 일본인 선발투수 다르빗슈 유를 겨냥한 인종차별적 행동으로 물의를 빚고, 이날 1회 초에는 실책을 저질렀던 구리엘이 다시 한 번 휴스턴을 들썩이게 했다.

하지만 5회 초, 다저스가 다시 달아났다.

2사 1, 2루에서 코디 벨린저가 3점 홈런을 터트려 다저스가 7-4로 앞섰다.

커쇼는 5회 말 2사 후 연속으로 볼넷을 던진 뒤 2사 1, 2루 알투베 타석을 앞두고 마에다 겐타로 교체됐다.

마에다는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7경기 9이닝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던 중이었다.

그러나 마에다는 알투베에게 동점 3점포를 얻어맞고 말았다. 마에다의 가을 무실점 행진도 중단됐다.

알투베는 풀카운트에서 마에다의 시속 151㎞ 포심 패스트볼을 잡아당겨 좌중간 담장을 넘기며 극적인 7-7 동점을 만들었다.

팽팽한 균형은 7회 초에 깨졌다.

다저스는 1사 1루에서 벨린저의 좌중월 3루타에 1점을 다시 앞섰다. 휴스턴 중견수 스프링어가 공을 무리하게 잡으려다 놓쳐 장타를 허용한 수비가 아쉬웠다.

하지만 스프링어는 7회 말 곧바로 만회했다.

7회 말 선두타자로 나온 스프링어는 다저스 불펜 브랜던 모로의 초구를 좌중월 솔로포로 연결해 8-8 균형을 다시 맞췄다.

다음 타자 브레그먼이 중전 안타를 치고 나갔다. 이어 타석에 들어선 알투베는 좌월 2루타로 9-8 역전을 만들었다. 휴스턴이 이날 경기 처음으로 리드를 잡았다.

코레아의 2점포까지 폭발해 점수는 11-8로 벌어졌다.

다저스는 8회 초 코리 시거의 1타점 2루타로 1점 추격했지만, 휴스턴은 8회 말 매캔의 솔로포로 다시 달아났다.

다저스는 물러나지 않았다.

9회 초 푸이그가 2점 홈런을 터트려 1점 차로 추격했다. 2사 3루에서는 테일러가 중전 적시타로 결국 12-12 동점을 만들고 휴스턴을 연장전으로 끌고 들어갔다.

그러나 휴스턴은 10회 말 2사 1,2루에서 브레그먼이 극적인 끝내기 안타를 날려 승리를 가져갔다.

휴스턴 타선에서는 '작은 거인' 알투베가 3점포 포함 3안타 4타점 3득점, 코레아가 2점포 포함 3안타 3타점 2득점, 구리엘이 3점포를 비롯해 2안타 3타점 1득점으로 활약했다.

다저스에서는 벨린저가 3점포 포함 2안타 4타점 2득점으로 힘을 냈다.

이날 7개의 홈런이 터져 나오면서 이번 포스트시즌 홈런 개수는 총 101개, 이번 월드시리즈 홈런 개수는 총 22개가 됐다. 이는 메이저리그 역대 최다 신기록이다.

또 이날 매캔까지 홈런을 치면서 이번 월드시리즈에서는 지금까지 14명의 다른 선수가 홈런을 기록했다. 이 역시 역대 최다다.

특히 이날 나온 홈런 중 3개는 극적인 동점포였다.

그만큼 불펜은 수난을 겪었다. 다저스의 모로(0이닝 4실점)와 휴스턴의 크리스 데벤스키(1⅓이닝 3실점)는 다 잡았던 경기에서 역전과 동점을 허용하며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끝내기를 허용한 다저스의 얀선(1⅔이닝 1실점)은 패전을 떠안았다.

5시간 17분에 걸친 이 날 혈투는 월드시리즈 역대 두 번째로 긴 경기로 기록됐다. 현지에서는 자정을 넘긴 시간에 경기가 끝났다.

휴스턴의 우승이냐, 다저스의 반격이냐가 달린 월드시리즈 6차전은 다저스 홈인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의 다저 스타디움에서 열린다. 선발투수는 휴스턴의 저스틴 벌랜더와 다저스의 리치 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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