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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호메로스와 골프경영 - 자기완성을 하게 하는 분노와 고통의 스윙

  • 김공 기자 ball2ball2@hanmail.net
  • 입력 2018.02.05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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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슬픔도 시간이 지나서 회상하면 아름답고 즐거운 추억이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 죽음 뒤에 오는 삶에 가치를 두는 호메로스는 승부사적인 기질도 돋보인다. 위기 속에서 탈출한 호머는 매 홀을 강인하게 몰아붙인다. 버디에 버디, 그리고 이어지는 트리플 버디는 상대방을 녹다운시킨다. 강함 속에서 생존을 찾아내는 냉혈한이다. 잔인함과 영광을 향한 욕망이 속구친다. 분노 속에서 사랑을 우리는 배워나간다. 많은 사람들은 명예를 좋아하지만 그보다 더 좋아하는 것은 승리가 아닌가? 동반자들은 우월함을 바라지만 바로 이 승리가 우월함이라고 오해한다.

그린의 플레이는 대담한 성격에 비하여 아기자기하다. 섬세한 퍼팅 실력을 발휘한다. 동반자들에게 긴장감의 연속이다. 상대할수록 버거운 게임이다. 게임은 어느덧 종착역으로 달려가고 있다. 라운드 내내 사랑, 우정, 승리, 패배, 죽음 등 삶의 체험의 실상을 가감없이 동반자들에게 보여준다.

호머는 이야기한다. “약해지더라도 의연하고 대담하면서 솔직해지자남의 눈치를 살피기보다는 실수하더라도 마음을 솔직히 표현해서 상대방과 친해질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이다. 삶은 실수와 행운이 반복되는 필멸의 필연을 섭렵한 천재이다. 그의 너그러운 말씨는 사나운 혀를 고쳐준다.

매 홀마다 공동 관심사로 짜임새 있는 대화가 이루어진다. 대화는 마음의 즐거운 향연 속에서 어느덧 상대방의 수준으로 겸손하게 부드럽게 말수는 적게 하고 있다. 경쟁관계에서 이기심을 풀고 동반자로 인간화된다.

사실주의적 인물을 형상화로 정리하여 새로운 인간형들로 선택할 수 있도록 한 호메로스! 그는 우리에게 분노와 좌절 속에서 화해를 가르쳐주고 고통과 두려움 속에서 유연성과 통합을 알려준다.

인간은 실수투성이에 제멋대로이다. 허영덩어리인 인간의 실체를 고결하고 진실하고 올바르게 행동하는 인간으로 만들어가게 한다. 인간으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자의식과 자각적인 도덕적 선택을 하게 한다.

동서양 세계를 최초로 정복했던 알렉산더 대왕과 21세기 혁신의 대명사 스티브잡스가 가장 애독했던 일리아스의 저자 호메로스는 어떠한 끔직한 현실 속에서도 두려움이 없어지고 연민을 갖게 한다. 그는 우리에게 헤아릴 길 없이 넉넉한 포용력을 주고 에너지와 밝음을 준다. 호메로스는 2800년 전의 맹인시인이 아니라 인공지능시대에서 반짝거리는 돌직구이다.

이봉철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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