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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2 베이컨과 골프경영 - 유혹을 이기는 스윙

  • 김공 기자 ball2ball2@hanmail.net
  • 입력 2018.06.29 1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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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학은 인간의 행복을 위해서만 이용되어야 한다고 생각한 베이컨은 인간에게 있는 3가지 유혹을 이겨야 한다고 역설한다. 거친 육체의 욕망, 제 잘났다고 거들거리는 교만, 졸렬하고 불손한 이기심에서의 탈출이다. 이 세 가지 유혹은 모든 불행이 과거에서 미래까지 이어지고 모든 골퍼들에게 무거운 짐이 되게 한다. 완성된 골퍼로 가는 길은 세 가지 육욕과 교만과 유혹을 이겨내야 한다. 수양으로 이겨내야 한다.

골프는 다양한 사람들의 만남의 장이다. 라운딩을 하다보면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맑고, 흐리고, 구지고, 쾌청한 각양각색의 예기치 못한 경험을 하곤 한다. 드라이버 샷하고 두 번째 페어웨이 중앙에서 그린을 공략하는 지점에 가보면 디보트 자국이 많음을 발견할 수 있다. 수많은 골퍼들이 다녀간 흔적이다. 벙커에 남겨있는 발자국, 헤저드에 빠져 있는 많은 골프공과 수많은 골퍼들이 다녀간 자국골프코스에서 일상적으로 벌어진 현상이며 흔적이다.

인생은 길과 같은 것이다. 가장 가까운 길은 대개 가장 나쁜 길이다라고 말한 베이컨의 생각은 골퍼들에게 성공의 길을 안내한다. 골퍼들이 원하는 길은 캐디의 조언에 의한 아바타의 길이 아닌 자신의 길을 찾는 길이다. 자신의 생각대로 행동하여야 궁극적인 원하는 바를 달성할 수 있는데 대개 아마추어 골퍼들은 캐디에게 많은 의지를 한다. 슬라이스홀이니 내리막에 뒷바람에 클럽을 이정도 잡아야한다고 조언을 듣는다. 어지간하면 코스 공략법을 알 수 있는데 캐디의 말에 전적으로 의존한다. 안전하게 타수를 까먹지 않으려 살아남기 위한 생존의 방법이다.

그린에서는 더욱 가관이다. 4명의 골퍼들이 캐디가 이야기 해주기만을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동반했던 플레이어들은 침묵의 게임 속에서 묵묵히 참아내는 골퍼가 무언의 경쟁 속에서 이기게 되어 캐디의 조언을 듣는다. 결국 성질 급한 플레이어는 캐디의 조언을 기다리지 못하고 급하게 샷을 해버린다. 약간의 내기가 들어가면 캐디가 말해주는 코스 공략법에만 의지한 채 아예 조언이 없으면 다음 샷을 하지 않으려 한다. 아마추어 플레이어들의 현실이다. 비기너에서 싱글 골퍼로 진입하려면 캐디가 이야기 해주는 의례적인 조언보다는 자신의 실력으로 코스를 공략하고 그린을 공략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조언만을 의지한 채 라운딩을 하다보면 위기에 봉착했을 때 헤쳐 나가지를 못한다. 조언자는 조언자일 뿐이다.

성패는 결국 본인의 몫이다. 자신이 책임지고 그 대가를 결정하는 승부의 세계에서 공정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방법을 평소 스스로 수련해야 한다. 조언자의 의견이 적합하지 않을 수도 있고 나와는 인연이 안 닿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무조건 남의 말만 듣는다던지 조언만을 의지한 채 라운딩을 하다보면 절름발이 골퍼가 되고 영영 자신의 길을 찾지 못할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어렵고 착시현상이 자주 발생할지도 모르지만 스스로 코스를 공략하는 방법을 깨닫고 그린라이를 측정하는 법을 익혀야 한다. 다양한 경우의 수를 알 수가 있다. 어려운 문제를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골퍼만이 진정 승리하는 골퍼가 되고 자기만의 길을 찾을 수 있다.

중세 천년 동안의 경험인 스콜라적인 우상에 대한 편견을 배척한 베이컨은 인간에게 힘을 부여하는 지식은 과학적 지식을 뜻하며 우리가 과학적 지식을 추구해 나가기 위해서는 네 가지 우상을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첫째, 모든 것을 인간의 관점에서만 보려는 종족의 우상이다. 인간과 감각의 불완전과 자연현상과의 관계에서 나오는 태도로 코스모스가 날 보고 방긋 웃는다는 착각 속에 빠진다. 거북이는 느림보이다. 둘째, 어두컴컴한 동굴 안에 있으면, 동굴 밖의 세계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동굴의 우상으로 우물 안 개구리이다. 셋째, 언어의 잘못된 사용에서 유래되는 편견으로 시장의 우상으로 귀신, , 봉황이다. 넷째, 기존의 이론이나 특정인의 권위에 기대는 편견으로 극장의 우상이다. 극장에서 상영되는 이야기를 그대로 믿는 관객이다.

베이컨은 경험과 관찰을 통해 편협적인 우상을 깨뜨릴 수 있다고 믿었다. 우상화가 아닌 자연세계의 감각적인 경험만이 지식의 원천이라는 것을 깨닫게 해준다. 고수의 샷은 본 데로 가고, 하수의 샷은 걱정한데로 간다. 그리고 중수의 샷은 친 데로 간다. 자신감 부족으로 나오는 샷이지만 자신감 부족으로 하는 샷이 아니다. 부단한 연습으로 실력을 키워야 한다. 미숙한 사람도 꾸준히 연습하고 단련하면 단점을 극복하고 장점을 몸에 지니게 된다.

그린주변의 플레이에도 경험을 중시한다. 그린의 스피드와 각도, 퍼팅의 타감과 거리, 감각만이 아닌 감각의 경험으로 이루어진다. 베이컨은 우리에게 선입견과 편견에서 벗어나게 한다. 경험과 관찰이 핵심 키워드이다. 새로운 학문의 방법을 지식의 확산으로 근대 과학을 이끈다. “모든 것은 변화한다. 그러나 실제로 사라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모든 것의 전체는 언제나 변하지 않고 정확히 꼭 같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라는 사실을 강조한 경험주의자는 골퍼들의 동일한 샷이지만 할 때마다 다른 것처럼 수없이 반복되는 경험을 통해 완벽을 찾아갈 수 있다는 진리를 일깨워준다.

골퍼가 자신을 잘 운영하려면 엄한 것과 유한 것을 잘 배합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서로 상반된 모순을 해결해 나가는 것이 리더의 몫이다. 골퍼로서 지켜야 할 자신에게 엄한 스포츠맨십과 유한 페어플레이가 리더십의 요체이다. 벙커정리는 누구의 몫인가, 오케이는 누구의 몫인가, 지연 플레이는대중화의 골프 세계는 고수만을 위한 내기골프로 스코어를 지키는 선입관에 휩싸여 있다. 총량불변의 골프게임, 하수라는 이유만으로 번번이 도시락이 되고, 상대를 배려하기 보다는 자기 잇속을 챙기기 위해 까다로운 룰을 고수한다. 혼탁함과 굴욕감은 더해가지만 골프 세상을 올바르게 이끌 철학이나 리더십이 필요한 때이다.

인간의 골프게임은 열정을 가지고 충동 속에서 경쟁한다. 골프리더십은 자제력, 집중력, 인내력으로 골프에 참여하는 가치정향를 높일 수 있다. 타인에게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철저한 골퍼로 겸손의 처세를 밝힌 학자는 전 생애를 연구에만 몰두하면서 아름다운 죽음을 맞이한다. 사람은 꿀벌이 꽃에서 꿀을 창조하듯 습득한 남의 지식을 기초로 하여 새로운 자기 학문을 창조해야 한다.

이봉철 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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