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치설과 황금돼지해
까치설과 황금돼지해
  • 최태호 스폐샬 칼럼
  • 승인 2019.01.29 1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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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br>최태호 교수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최태호 교수

[국민투데이 전문가 칼럼=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민족의 명절 설날이 다가오고 있다. 중국의 춘절과 함께 한자문화권의 큰 명절이다. 민족의 대이동으로 고속도로가 주차장이 되는 날이기도 하다. 금년은 황금돼지해라고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 지난 2007년(정해(丁亥)년)도 황금돼지해라고 난리법석을 떨더니 금년에도 황금돼지해라고 난리다. 2007년처럼 아이들 많이 낳는 긍정적인 해가 되었으면 좋겠다.

 해마다 귀가 아프도록 듣는 노래 중의 하나가 “까치설날은 어저께고요, 우리 우리 설날은 오늘이래요.” 하는  노래다. 예전에 까치설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지만 지인의 권유로 다시 한 번 써 본다.섣달그믐을 까치설이라고 한다. 그 유래는 어떻게 되었을까? 오늘은 그 의문을 풀어 보기로 한다.

 2주 전에 필자는 감자탕의 유래에 대해 설명한 바가 있다. 그러면서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라는 말로 마무리하였다. ‘간자(間子)’를 발음이 비슷한 ‘감자’로, ‘간막이살’을 ‘갈매기살’로 발음하면서 그것을 일반화하고 표준어로 굳어버렸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까치설의 유래는 어떻게 된 것일까? 이 또한 간자탕(감자탕)과 비슷한 과정을 거쳤다. 까치설은 원래 ‘ᄋᆞ찬설’이다. ‘아찬’의 의미는 순 우리말로 ‘이르다(早; 이르다, 아직 때가 오지 아니하다)’의 뜻이다. 즉 아직 설날이 오진 않은 날이라는 말이다. 설이 오기 하루 전이기 때문에 ‘아찬설’이라고 했는데, 세월이 흐르면서 ‘아찬’이 ‘까치’로 바뀌었고, 그것이 굳어서 오늘날에 이르게 된 것이다. ‘아직 오지 않은 설’, 혹은 ‘이른 설’이란 의미로 보면 된다.  

 

 2019년을 ‘황금돼지’해라고도 이야기하고 있다. 2007년과 무슨 차이가 있는 것일까 먼저 생각해 보자. 먼저 2007년은 황금돼지해가 아니다. 붉은 돼지해인데, 상술에 능한 사람들이 붉은 색을 황금색으로 둔갑시켜 그렇게 부르게 되었다. 황금돼지(黃猪)는 동양인에게는 상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일단 한자의 오행(五行)과 색깔을 구분해 보면 다음과 같다. 우선 돼지해는 [을해(乙亥), 정해(丁亥), 기해(己亥), 신해(辛亥), 계해(癸亥)의 다섯 가지가 있다. 이를 색으로 분류하면 ①을해(乙亥)년은 乙이 木이고 靑色이니 푸른 돼지라고 할 수 있고, ②정해(丁亥)년은 丁이 불(火)이고 붉은색(赤色)이니 붉은 돼지라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③기해(己亥)년은 己가 흙(土)이고 노란색(黃色)이니 노란 돼지이며, ④신해(辛亥)년은 辛이 쇠(金)이고 흰색(白色)이니 흰 돼지, 끝으로 ⑤계해(癸亥)년은 癸가 물(水)이고 검은색(黑色)이니 검은 돼지라고 할 수 있다. (이하에 주장하는 내용은 필자의 의견이니 판단은 독자들이 알아서 판단하리라 믿고 서술한다.) 그러므로 굳이 돼지를 색깔별로 나눈다면 을해생은 푸른 돼지, 정해생은 붉은 돼지, 기해생은  황색돼지, 신해생은 백돼지, 계해생은 흑돼지다. 굳이 황금색 돼지를 말하라고 하면 그중 기해년이 가장 근접해 있다고 하겠다. 정해년은 붉은 돼지이므로 황금돼지와는 거리가 멀다.

 그렇다면 돼지띠는 언제부터일까? 2019년이 지난 지 한 달을 넘어가고 있는데, 언제부터 태어난 아이가 돼지띠인가? 우리나라는 나이가 네 가지 종류가 있다고 한다. 집나이, 호적나이, 집만나이,호적만나이 등이다. 유아사망이 많았던 베이비 붐 세대는 거의 실제 나이와 호적 나이가 다르다. 2년 정도 살아야 입적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래서 한국의 나이는 고무줄 나이라는 말도 있다. 그렇다면 언제부터 돼지띠가 시작되는 것일까? 우선 학자적 입장에서 본다면 갑자년, 갑자월, 갑자일, 갑자시는 동지에 비롯되었다. 그러므로 동지부터 띠가 시작된다고 보는 것이 학문적으로는 맞다. 그러나 현대에 와서 태양력, 태음력, 태음태양력 등으로 여러 가지 달력이 있다 보니 어느 것이 한 해의 시작인지 정신이 없다. 혹자는 음력 설날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보기도 하고, 어떤 이는 입춘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보기도 하며, 동지를 기점으로 쓰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태양력의 1월 1일을 한 해의 시작으로 본다. 필자는 분명히 12간지의 시작은 동지임을 밝혔지만, 현대 사회에서 동지가 한 해의 시작이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황금돼지해띠가 언제부터 시작인지는 독자의 견해에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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