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사회복지실천중 현금복지 과연 답인가?
우리나라 사회복지실천중 현금복지 과연 답인가?
  • 현인순 스페셜 칼럼
  • 승인 2019.03.15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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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주기와 사회복지 12가지 이야기 중 세 번째 이야기
성결대학교 현인순겸임교수
성결대학교 현인순겸임교수

[국민투데이 전문가 칼럼=성결대학교 현인순겸임교수 ] 사회복지 정책분야의 중요한 쟁점 중 하나는 선택적 복지(선별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이다. 둘 중 어느 것을 근간으로 삼느냐에 따라 사회복지의 실현가치, 예산운용, 수혜대상 등이 큰 틀에서 달라진다. 선택적 복지는 개인의 소득수준을 기준으로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선택적으로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기초생활수급자 생계지원 등이 있다. 보편적 복지는 소득수준이나 자격에 상관없이 모든 국민에게 사회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건강보험이나 무상급식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선택적 복지와 보편적 복지는 각기 장단점을 가지고 있어 어느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 없으며 혼용될 수 있다. 선택적 복지는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제공되므로 형평성은 낮으나 효율성이 높고, 보편적 복지는 모든 국민에게 제공되므로 형평성이 높지만 효율성이 낮고 비용이 많이 든다. 우리나라는 세계 여러 나라와 마찬가지로 이 두 가지를 혼용하고 있으나, 최근 급격하게 보편적 복지 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아동수당을 소득에 상관없이 지급하고 있으며, 출산 시에 2000만원을 지급하고 성년 때까지 1억 원을 지원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청년들에게 청년수당을 노인들에게는 노인수당을 지급하고 있다. 성남시는 만 24세 주민에게 연간 100만원의 지역상품권을 주는 청년배당을 시행중이며, 만 19세 되는 청년이 공립도서관에서 책을 여섯 권 이상 빌리면 2만원의 지역상품권을 주겠다고 한다. 이를 본떠 다른 지자체들도 중고교생 교복 비, 수학여행 비를 제공하는 등 유사한 정책들을 남발하고 있다.

 이러한 정책들은 보편적 복지를 표방하지만 단지 포퓰리즘에 지나지 않는다. 어떤 형태의 복지라도 궁극적으로 사회복지의 기본가치를 실현함으로써 국민전체의 웰빙에 기여하면 허용될 수 있다고 본다. 프리드랜더(W. Friedlander)는 사회복지의 기본가치를 개인존중, 자발성존중, 기회균등, 사회연대 4가지로 제시하였는데, 이처럼 소득수준에 상관없이 무분별하게 현금을 지급함으로써 어떤 가치를 실현하고자 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현금살포식 복지는 중독성이 강해 일단 시작하고 나면 재정이 바닥날 때까지 중단하기 힘들다.남미와 남유럽 국가들은 금융위기로 인해 현금복지를 줄이자 소요사태가 발생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겪고 있다. 그래서 복지수준이 높은 북유럽 국가들조차 현금복지를 줄여나가는 추세인데, 우리나라는 지방과 중앙정부 할 것 없이 현금복지를 경쟁적으로 벌이고 있다. 이러한 복지정책이 잘못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인식하지만 바꾸려는 과정에서 어려움이 있다. 국민들의 입장에서는 공짜를 마다할 이유가 없고, 정치인들은 표를 얻기 좋고, 복지담당공무원들은 복지대상을 선별해야하는 수고를 덜 수 있어 좋으니 말이다. 

 사실 지금과 같이 보편적 복지가 호황기를 맞이한 것은 반도체수출 호조 등으로 대기업이 내는 법인세 증가, 담배 값 인상 등의 증세정책을 통한 세수증대에 힘입은 것이다. 만약 국제수지 악화, 실업률 증가 등으로 경제사정이 나빠지면 심각한 부작용이 초래될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보편적 복지는 수혜자들로 하여금 공공복지서비스에 의존하게 하여 자립심과 근로의식을 떨어뜨리고 궁극적으로 국민전체의 복지에 역기능을 초래할 우려가 있는데,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방안으로 등장한 것이 생산적 복지다. 생산적 복지는 선택적 복지의 범주에 포함되지만 생산성과 미래지향성을 추구한다는 점에서 보편적 및 선택적 복지와 구별 된다.

 생산적 복지란 사회복지혜택을 통해 개인의 능력을 향상시켜 보다 높은 소득기회를 주는 것으로서 근로연계적이고 생산기여적인 복지체계를 말한다. 생산적 복지는 근로능력이 없는 취약계층에게 기초보장을 제공함으로서 연대감을 갖게 하여 사회적 효용을 증대시키는 한편, 근로능력이 있는 저소득층에게는 근로동기와 근로여건을 부여하여 자립을 통해 생산성을 향상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쉽게 말하자면 ‘물고기를 주는 대신 물고기 잡는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 나아가 물고기 잡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다.

 현재 보편적 복지의 홍수 속에서 생산적 복지는 아무도 꺼내들지 않는 인기 없는 정책이지만 상당한 유용성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근로의식과 발전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푼돈을 쥐어주기보다는 직업교육과 평생교육을 통해 취업기회를 제공하고 자립을 유도하는 방식이 더 적합할 수 있다.

 또한 기업과 연계하여 안정적인 일자리를 제공하는 방안도 넓은 의미의 생산적 복지에 포함될 수 있다. 과유불급이라는 말이 있듯이 지나치게 보편적 복지 쪽에 치우진 정책은 바람직하지 않으므로 생산적 복지정책을 도입하여 균형을 도모해야 한다. 높은 무역의존도와 남북관계 등 언제 급변할지 모르는 국가적 상황을 고려해서라도 이제는 생산적 복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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