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 밸, 막창 등이 뭐여?
애, 밸, 막창 등이 뭐여?
  • 최태호 스폐셜 칼럼
  • 승인 2019.04.07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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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br>최태호 교수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최태호 교수

[국민투데이 전문가 칼럼=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이순신(1545~1598 ) 장군의 시조에 “한산섬 달 밝은 밤에 수루에 혼자 앉아 / 큰 칼 옆에 차고 깊은 시름하는 차에 / 어디서 일성호가는 남의 애를 끊나니”<청구영언>라는 것이 있다. 참으로 우국충절과 기개가 넘치는 시다. 이순신 장군의 기개와 전장에 들리는 피리소리(一聲胡笳)가 사뭇 가슴을 여미게 한다. 종장에 유난히 우국의 정이 묻어난다. 여기서 많은 독자들이 ‘애’가 무엇인지 궁금할 것이다. 흔히 ‘애가 탄다’, ‘애간장이 녹는다’, ‘애를 썩인다’등의 표현이 그것이다. 

이 시에 나타난 ‘애’라고 하는 것은 ‘창자’의 순우리말이다. 창자를 끊는 것 같은 아픔이 전해진다는 뜻이다. ‘애를 끊는 것 같은 아픔’이 있으니 우국의 충심이 이보다 강할 수는 없다. 얼마 전의 칼럼에서 필자는 ‘양’에 대해서 논급한 적이 있다. 밥을 먹을 때 “양이 작아서 많이 못 먹는다.”고 해야 맞지 “양이 적어요.”라고 하면 틀린 문장이라고 했다. 제자들과 식당에 가면 필자는 종종 “양껏 먹어.”라고 한다.여기서 양은 ‘위장’이라는 우리말이다. 각자 위장(밥통)의 크기만큼 먹으라는 말이다.

 흔히 하는 말 중에 ‘밸(배알)이 꼴리다’는 표현도 많이 쓰는 표현 중의 하나다. 북한에서는 ‘소의 작은창자’를 곱밸이라고 하고 우리 남한에서는 곱창이라고 한다. 여기서 ‘밸’도 창자를 의미한다. 사전을 찾아보면 ‘배알이 꼴리다 =비위에 거슬려 아니꼽다.’라고 나타나 있다. 하지만 배알은 비장이나 위장을 일컫는 말이 아니고 창자를 지칭하는 말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창자가 꼴리고 뒤틀린다는 말이다. 이는 다시 ‘환장(換腸)하겠네’라는 말로도 쓰인다. 환장은 장(창자)이 뒤집힌다는 뜻이다. 서로 다른 듯 하면서 비슷한 용어인데, 요즘은 조금 다른 의미로 쓰인다. 

‘곱밸’이라는 말은 북한에서 사용하는 말로 ‘곱이 붙은 배알’을 말한다. 여기서 곱은 지방덩어리를 의미한다. 구불구불해서 곱창이 아니고 곱이 많이 붙어 있는 작은창자다. 곱창을 보면 지방덩어리가 많이 붙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이물질이 굳어서 된 덩어리를 곱이라고 한다. 눈곱(눈에서 나오는 진득진득한 액 혹은 그것이 말라붙은 것), 발곱(발톱 밑에 붙어 있는 때), 손곱(손톱 밑에 끼어 있는 때), 손꼽장난(소꿉놀이를 하며 노는 장난의 경기 방언) 등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이를 통해서 보면 곱밸은 곱이 많이 붙어 있는 창자라는 뜻이고, 우리나라의 곱창과 같은 말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사전적으로 보면 배알이 꼴리는 것과 비위가 상하는 것이 비슷한 의미로 사용되고 있지만 사실상 배알은 작은창자이고, 비위는 비장과 위장을 말하는 것이니 속뜻은 다르다고 보아야 한다. 

우리말은 이와 같이 오장육부에 비유한 것이 많다. ‘담력이 좋다. 쓸개 빠진 놈’ 등과 같은 말도 결국은 쓸개가 용기와 관련이 있다는 말일게다. ‘담력(膽力)’을 ‘쓸개의 힘’이라고 풀이하는 사람은 없다. ‘겁이 없고 용감한 기운’이라고 풀어야 제 맛이 난다. 아마도 한방에 쓸개에 배짱과 관련된 역할을 하는 기운이 있는 모양이다. ‘쓸개 빠진 놈’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줏대 없는 사람을 낮잡아 일컫는 말’이다. ‘하는 짓이 줏대가 없고 온당하지 못한 사람을 비난하는 말’이다. 요즘 쓸개 제거 수술한 사람이 많은데 걱정이다.

오늘은 창자 이야기로 시작했으니 계속해서 장기이야기로 진행해 보고자 한다. ‘부아가 난다(노엽거나 분한 마음)’는 말에서 ‘부아’는 허파를 가리키는 순우리말이다. 화가 나면 사람들은 화를 참으려고 숨을 한껏 들이마신다. 그래서 허파가 커지는 것이다. ‘싹이 난다, 풀이 난다’할 때 ‘난다’는 말은 커진다는 뜻이다. 화(火)가 나면 화를 참으려고 숨을 크게 들이켜야 한다. 그것이 부아가 나는 것이다. 막창은 또 어디를 일컫는 말일까? 

역시 사전에 의하면 ‘소나 양 같이 되새김질하는 동물의 네 번째 위’를 속되게 이르는 말로 양, 벌집위, 천엽에 이어 맨 마지막 위를 주로 고기로 이를 때 쓰는 말로 홍창이라고 한다. 결국 막창도 양고기(소의 위장)와 비슷한 부위인데, 제일 끝에 있는 네 번째 밥통의 고기인 것이다. 흔히 막창이라고 하면 제일 끝에 있는 창자를 생각하여 항문 부위로 착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전혀 그렇지 않다.(돼지는 되새김질을 하지 않기 때문에 막창이 없다.)

순수한 우리말이 자꾸 변질되고 있음이 안타깝다. 언어는 성장하고 소멸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그 의미를 바로 알고 사용하는 민족이 되어야 한다.

오늘 저녁에는 초마면(炒碼麵)이나 먹어야겠다. 초마면이 뭘까요? 

다음주를 기대하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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