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들의 자해, 무엇 때문인가?
청소년들의 자해, 무엇 때문인가?
  • 현인순 스페셜 칼럼
  • 승인 2019.06.12 17:4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생애주기사회복지 여섯 번째 이야기
성결대학교 현인순겸임교수
성결대학교 현인순겸임교수

최근에 만난 청소년들 가운데 자해로 상담 오는 경우가 부쩍 늘었다. 내가 만난 승원이도 그중에 한 명이였다. 승원이는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자해를 하기 시작하였고 맨 처음 자해당시 어머니의 강압적인 태도로 이해받지 못한 부분에 대한 상처로 더더욱 마음을 닫아 자기만의 세계에 갇힌 삶을 3년 가까이 지내다 결국 부모님이 심각성을 깨닫고 상담을 오게 된 케이스이다.  자해를 맨 처음하게 되었을 때 가족등이 대처하는 태도에 따라 결과는 많이 달라지게 된다.

청소년들의 자해는 유행처럼 확산되고 있다. 자해관련 청소년 상담건수는 2016년 5,673건, 2017년 8,352건, 2018년 27,976건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다른 나라와 비교하면 우리 청소년들의 자해경험은 심각한 수준이다. 중국 청소년 중 자해 경험 비율은 17%, 미국은 14%, 대만은 11.3%, 영국은 10%인데 반해 우리나라는 22.8%로 상대적으로 매우 높다.

이러한 우리사회의 청소년 자해문제는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때 더 잘 이해될 수 있다.첫째 ‘왜 청소년들이 자해를 하는가?’ 와 둘째 ‘왜 우리사회에서 청소년 자해가 확산되고 있는가? 이다.

먼저 청소년들이 자해를 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본다.

청소년들의 자해는 죽을 의도 없이 고의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손상시키는 ‘비자살적 자해’에 해당한다. 자해를 시작하는 연령은 주로 12~14세로 수년간 지속될 수 있으며, 일반적인 자해행동은 자르기, 태우기, 때리기, 물기, 긁기, 눈썹뽑기 등이다.

자해를 하는 주된 이유는 부정적인 느낌이나 생각으로부터 안도감을 얻기 위한 것이거나 대인관계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청소년기는 신체, 정서, 사회적으로 많은 변화와 도전에 직면하게 되는데, 이제 막 싹이 튼 자아정체감은 이를 감당하기가 버겁기 때문에 분노, 우울, 무기력 같은 부정적 정서를 경험하게 된다. 이 때 부모나 또래관계, 신체활동 등을 통해서 적절하게 부정적 감정을 해소하는 것이 중요하다. 만약 그렇게 되지 못할 경우 부정적 감정은 내면에서 증폭되어 자해라는 돌파구를 통해 극단적으로 표출될 수 있다. 상담현장에서 만난 자해 청소년들은 대부분 “자해를 하고나면 그냥 시원하니까요... 그러면 좀 화가 풀려요.”라는 이야기를 한다.자해를 하면 일시적으로나마 안정감을 느끼고 부정적 감정이 해소되기 때문에 자해를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들이 가정과 학교, 또래관계에서 자신의 감정과 생각을 표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줌으로써 건강한 자아정체성을 형성하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다음으로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 자해가 확산되는 이유에 대해 살펴본다.

자해를 하는 이유는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부정적 정서를 해소하기 위해서이기도 하지만,한편으론 자신이 얼마나 힘든지를 부모가 알아봐주기를 원하는 마음도 있다. 그런데 부모에게 자신의 심정을 표현하기 어렵거나, 표현하더라도 부모가 이해해주지 못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해에 몰두하게 된다. 실제로 자해 청소년의 부모님들 중에는 자해를 일시적인 청소년기의 현상으로 여기는 등 자해의 심각성에 대해 무지한 경우가 많다.

현재 우리사회에서 청소년 자해가 급증하는 이유는 매우 단순하고도 분명하다.

공부만을 강조하는 숨 막히는 입시위주의 교육풍토에서 청소년들은 스트레스를 건전하게 해소할 수단이 없고, 부모들 역시 이러한 사회분위기에 매몰되어 자녀의 건강한 심신의 발달을 신경 쓸 마음의 여유가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또래 청소년의 자해행동에 대한 동조현상도 청소년 자해가 확산되는 한 요인이라고 판단된다.

그렇다면 청소년 자해를 예방하기 위해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정부차원에서 사태의 심각성을 인식하고, 청소년 자해 상담매뉴얼을 마련하고 상담전문가를 양성하여 투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고 한다. 물론 이러한 대책은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되지 못한다. 이는 마치 병의 원인은 그대로 놔두고 증상만 치료하는 것과 같다.

청소년 자해 문제는 우리사회의 극심한 경쟁위주의 교육환경을 개선하고, 부모와 선생님들이 청소년의 발달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일 때 근본적으로 해결될 수 있을 것이다. 자해행동이 자신의 고통을 알아달라는 신호이듯, 유행처럼 번지는 청소년 자해현상은 고질적인 우리사회의 교육, 가정등의 문제를 해결해 달라는 간절한 호소이다.

자해는 자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음으로 개인 및 가족 상담, 부모 및 교사 교육등 을 통해 자살에 대한 예방이 필요하며 자해가 반복되거나 심각할 경우에는 약물치료도 병행 할 필요가 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