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레발치니 어수선하잖아
설레발치니 어수선하잖아
  • 최태호 스페셜 칼럼
  • 승인 2019.07.31 22:26
  •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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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br>최태호 교수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최태호 교수

[국민투데이 전문가 칼럼=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우리 주변에서 흔히 ‘설레발떨다’, ‘설레발놓다’, ‘설레발치다’ 등의 표현을 많이 한다. 어느 것이 맞는 것일까? ‘설레발’은 ‘몹시 서두르며 부산하게 구는 행동’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설레발이털다’는 ‘몹시 서두르며 부산하게 굴다’라고 사전에 나와 있지만 비표준어이다. 그러면 ‘설레발이’는 도대체 무엇일까? 답부터 말하면 ‘설레발이’는 ‘돈벌레’다. 설레발이는 어둡고 습기찬 곳에 사는데,몸길이는 25밀리미터 정도, 몸빛은 어두운 황갈색에 얼룩무늬가 있고, 19개의 마디로 되어 있고,각 마디마다 발이 두 개씩 달린 절지동물이다(다음백과).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돈벌레가 바로 ‘설레발이’다. 다리가 무지하게(?) 많아서 방바닥을 기어가는 모습을 보면 정신이 없다. 징그럽기도 하고 몸이 가려워지는 것 같기도 하다. 이 설레발이가 가는 모습을 보면 ‘많은 발을 움직이며 이동’하기 때문에 그 행동이 몹시 부산해 보입니다. 거기서 유래하여 ‘설레발치다’라고 하면 ‘몹시 서둘러서 부산을 피우다’라는 뜻이 되었다.

 국립국어원 표준어사전에 의하면 ‘설레발치다(몹시 서두르며 부산하게 굴다)’와 ‘설레발놓다(몹시 서두르며 부산하게 굴어 대다)’는 표준어이지만 ‘설레발이떨다’나 ‘설레발이치다’, ‘설레발떨다’ 등은 비표준어다.

 돈벌레는 다리가 많아서 징그럽게 보이지만 사실은 우리에게 이로운 동물이다. 이를 익충(益蟲)이라고 한다. 생긴 것은 혐오스럽게 보이지만 착한 절지동물이다. 우리가 제일 싫어하는 바퀴벌레의 알을 먹고, 모기, 파리, 날파리 등의 작은 해충을 잡아먹는 방역충이다. 그러니 이제는 돈벌레를 돈처럼 사랑해야겠다. 이 돈벌레가 설레발이라는 것을 모르는 독자들이 훨씬 많아서 오늘은 ‘설레발’을 먼저 들고 나왔다.

사람들이 설레발치고 다니면 어수선하게 마련이다. 이 ‘어수선하다’는 말도 그 어원을 찾기가 쉽지 않다. 먼저 ‘수선스럽다’는 ‘1)정신이 어지럽게 떠들어 대는 듯하다. 2)시끄러워서 정신이 어지러워지는 듯하다’라고 사전에 등재되어 있다. ‘어수선하다’는 ‘사물이 얽히고 뒤섞여 가지런하지 아니하고 마구 헝클어져 있다’라고 나와 있다. 둘 다 형용사로 ‘뭔가 정리되지 않고 정신이 어지러워지는 것’ 같은 느낌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어’자가 붙어서 뭔가 조금 더 정신없어지기도 한다. 이 단어는 한자와 한글이 합성된 것이라 그렇다. 일반적인 단어와 차이가 있다. “‘어(於)’는 ‘어조사로서 ~에,있음.’”이라는 뜻이다. 한자어의 예를 들면 ‘어언간(於焉間 = 於焉之間) : 어느덧. 어느 사이.’, ‘어중간(於中間) : 거의 중간쯤 되는 데’, ‘어지간(於之間) : '그 사이에 있음, (어떤 정도나 수치에) 들어갈 정도에 있음, (어떤 정도나 수치) 사이에 끼일 정도’ 등과 같이 자주 쓰이고 있다. 한자어끼리 어울리는 것은 제법 많은데 한자와 한글이 결합된 예는 흔치는 않다. 사전에 '어지간(於之間)하다'는'어떤 표준에 거의 가깝다'라고 나와 있다.

 이렇게 어조사가 붙어서 의미를 더해주는 역할을 한 것이 ‘어수선하다’라고 본다. 간략하게 ‘수선’은 명사로 ‘사람의 정신을 어지럽게 만드는 부산한 말이나 행동.’을 일컫는 말이고 예문으로는 “별것(別것)도  아닌 일에 수선을 떨고 있네.”등이 있고, ‘어수선하다’의 예문은 “1)방 안에는 여기저기 어수선하게 책이 펼쳐져 있다.”, “2)사회가 어수선한 틈을 타 불량배나 소매치기들이 날뛰고 있다.”등이 있다.

평소에 잘 알고 있는 우리말 같지만 깊이 들어가 보면 이리송한 것들도 많다. 오늘은 많이 쓰면서도 그 어원을 찾기 힘든 ‘설레발’과 ‘어수선’에 관해 알아보았다. 이제는 설레발과 돈벌레가 같은 것이고 이로운 동물이니 함부로 죽이지 말고 예뻐해 주자. 집안이 어수선하다고 아이들 혼내기 전에 솔선수범해서 정리정돈 잘 하는 부모가 되자. 우리가 흔히 쓰는 ‘설레발떨다’는 비표준어이니 ‘설레발치다’나 설레발놓다‘라는 바른 표현을 쓰면 훨씬 멋진 한국인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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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춘 2019-08-03 10:50:49
설레발이가 돈벌레라는 걸 처음 알았어요. 돈벌레를 어린시절 잡았는데 익충이었군요^^

Junny 2019-08-01 18:32:48
'설레발치네'의 어원을 들으니 이해가 훨씬 쉬워집니다

요즘은 정확히 확정되지 않은일에 먼저 된것처럼 행동한다든지
이미 다 이루어진것처럼 행동할때도 '설레발치네~'

라는 말을 쓰는 것 같습니다

이순주 2019-08-01 12:44:55
장안에는 설레발치는 사람들로 어수선했군요~ 바른표현을 생활에서 적용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성자 2019-08-01 10:24:03
설레발이 돈벌레라~~~~
잘 알겠습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