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인터뷰] '#살아있다' 감독 "유아인·박신혜 열정으로 캐릭터 완성했죠"(종합)
[N인터뷰] '#살아있다' 감독 "유아인·박신혜 열정으로 캐릭터 완성했죠"(종합)
  • 국민투데이
  • 승인 2020.07.08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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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 뉴스1


(서울=뉴스1) 정유진 기자 =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는 여러모로 상징적인 영화다. '부산행'이나 '킹덤' 등을 잇는 K좀비물이면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정상 개봉한 첫 장편상업영화다. 또한 2월23일 이후 개봉작들 중 처음으로 100만 관객 돌파를 이뤄낸 흥행작이기도 하다.

개봉 시기부터 코로나19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에 있는 이 영화는 갑작스럽게 세상에 들이닥친 좀비 바이러스로 인해 집안에 고립된 인물을 그린 내용으로 더욱 '공교롭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그리고 이 공교로움은 영화의 장기 흥행으로 이어지고 있다.

'#살아있다'의 조일형 감독은 사실 코로나19의 영향을 크게 받은 영화인 중 한 사람이다. 코로나19의 유행 전 가족이 있는 미국에 갔다가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팬데믹) 선언 후 미국에 발이 묶여버린 상황에 처해진 것. 결국 자신의 첫 영화 개봉 일정에도 참여하지 못한 그는 화상으로 기자간담회에 참석하고 서면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직접 만나 대화하지 못하는 아쉬움을 뒤로한 채 미국에 있는 조일형 감독에게 '#살아있다'에 관한 질문들을 던졌고, 정성어린 답변을 받을 수 있었다.

 

 

 

'#살아있다' 스틸 컷 © 뉴스1

 


다음은 조일형 감독과 일문일답.

-영화가 개봉 전 예매율 50%를 넘기는 등 기대를 많이 받았고, 이후의 흥행 성적도 좋은 편이다. 소감이 어떤가.

▶먼저 이 힘든 상황에도 우리 영화를 보러 오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 드린다. 또한 관심을 가져주시는 만큼, 앞으로의 행보에 대해서 매일 긴장도 되고, 조심스럽다.

-첫 영화인데 미국에서 개봉을 맞이하게 돼 아쉬움이 클 것 같다.

▶비록 예상치도 못했던 코로나19가 세계적인 확산 가운데 있어서지만, 이런 소중한 자리들을 놓쳐서 너무나도 아쉽다. 또 영화를 위해서 후반까지 힘써주시는 두 배우분들과 많은 스태프분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 멀리 있지만, 마음으로 같이하고 있다는 응원의 힘껏 메시지를 보내고 싶다.

-'#살아있다'가 코로나19 이후 개봉한 영화들 중 처음으로 100만 관객을 넘기고, 손익분기점까지 넘길 수도 있는 영화로 점쳐지고 있다. 코로나19 이후 개봉하는 첫 여름 영화로서 부담감이 클 것 같다.

▶그렇다. 많이 부담도 크고, 긴장도 많이 됐다. 하지만 이 어려운 시기에 힘든 발걸음을 해주시는 관객분들이 있다. 그분들을 통해서 극장에서 영화를 즐기는 문화가 다시 열릴 수 있는 계기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

 

 

 

 

'#살아있다' 스틸 컷 © 뉴스1

 


-재난 영화 장르물인 것에 비해 제작비가 크지 않았다. 연출 과정에서 실감나는 장면을 효율적으로 만들어야 했을 것 같은데 예산에 맞는 영화를 찍기 위해 썼던 아이디어가 있는지 궁금하다.

▶익숙한 공간이 공포스러운 곳으로 변한다는 콘셉트 아래, 한정된 공간을 활용하는 것이 큰 숙제였다. 서성경 미술감독님과 익숙한 현실이 공포스러운 공간으로 변해가는 과정을 재현하려고 애썼고, 같은 공간이라 해도 어떻게 하면 다양하게 보여줄 수 있을지 신경썼다. 특히 손원호 촬영감독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누며 최대한 바라보는 시선을 가진 1인칭 시점의 촬영 숏들을 나누고, 전재형 무술감독님과 많은 동선 리허설을 반복하며 얼마나 역동적인 움직임들을 저희가 따라갈 수 있을지 연구를 많이 했다.

-현장에서 배우 유아인과 소통하는 것은 어땠나.

▶(유)아인씨와의 작업은 신인 감독인 나에게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경험의 연속이었다. 특히 많은 이야기들이 오고 간 것은 디테일에 관한 것이었다. 아인씨는 말투와 제스처, 그리고 의상까지 많은 디테일들에 신경을 써서 아이디어를 가지고 왔고, 그 디테일들이 모여 점점 준우가 되어가더라. 나중에는 어디까지가 준우이고 어디까지가 배우 유아인인지 나도 그 경계선을 구분 짓기 힘들 정도로 준우는 점점 살아있는 캐릭터가 되어갔다.

-박신혜의 유빈은 주도면밀하고 이성적인 느낌이 들어서 즉흥적인 유아인의 준우와 대비가 됐다. 두 캐릭터를 각각 이렇게 설정한 이유는 무엇인가.

▶'같은 상황에 놓인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만나 같은 목표를 바라본다'가 큰 이야기의 뼈대였다. 먼저 준우를 디지털 시대에 대표된 인물로 설정하면서, 자연스럽게 상대편에 있는 유빈에 관한 설정을 정반대로 가자는 계획을 세웠다. 준우에게 없는 것이 유빈에게 있고, 유빈에게 없는 것이 준우에게 있는 상호보완적인 인물 관계를 원했다. 힘든 여정에서 서로 다르지만, 맞지 않을 수도 있지만 존재만으로 서로 믿으며 지옥 같은 상황에서 필연적인 파트너로서의 관계를 이어갈 수 있는 상황이다. 이런 그들을 지켜보는 재미를 주고 싶었다.

 

 

 

 

'#살아있다' 유아인 스틸 컷 © 뉴스1

 


-유아인 박신혜의 캐스팅 과정이 궁금하다.

▶유아인의 폭넓은 감정의 표현력과 박신혜의 전형적인 모습을 깰 수 있는 의외성, 이 두 가지가 캐스팅 이유의 기반이 됐다. 하지만 작업이 계속될수록, 두 배우가 작품으로 가져오는 엄청난 아이디어와 열정에 의해 준우와 유빈의 캐릭터들이 다시 완성돼갔다. 유아인은 준우라는 주인공이 더욱 현실적인 인물로 극에 녹아들 수 있게 하는 많은 디테일들, 예를 들면 준우의 의상이나 말투, 그리고 제스처와 몸동작들을 비롯한 캐릭터의 특성을 가지고 왔다. 박신혜 역시 영화 안에서는 짧은 시간이지만 유빈이라는 캐릭터가 발전하는 과정을 효과적으로 보여주는 데 많은 도움을 줬다. 특히, 유빈이 방어적으로 자신을 가둔 상태에서 준우를 통해 삶의 희망을 보고, 적극적인 캐릭터로 변하는 과정의 많은 변화들에는 감정이나 표현력도 있지만, 액션도 큰 부분을 차지했다. 이를 표현하는 신혜씨의 저돌적인 열정이 유빈의 나중 과정에 고스란히 배어나게 됐고, 이런 과정들이 각각의 캐릭터를 더욱 풍부하게 만들어줬다.

-맷 네일러 작가의 시나리오에서 가장 크게 변화를 준 부분이 있다면 무엇일까.

▶원인불명 상황에서 고립된 인물의 이야기라는 큰 줄기는 같지만 한국적 상황과 문화적 차이에 맞춰 캐릭터의 설정, 관계 등 세부적인 부분들을 새롭게 각색했다. 그리고 주요 공간인 아파트의 경우, 한국에서 주로 볼 수 있는 일상적 공간의 모습을 담아내려고 했다. 오랜 고민 끝에 설정한 개방형 복도식 아파트의 설계와 디자인이 '#살아있다'의 고립 상황에 현실성을 부여하고 영화적인 차별성도 만드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어떤 과정을 거쳐 '#살아있다'의 연출을 하게 됐나.

▶처음 '#살아있다'의 원작인 맷네일러의 'ALONE' 대본을 받아보고 읽으면서 각색을 하는 작업에 참여하는 기회를 얻고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처음 대본을 받았을 때, 막연히 장르물이라는 생각을 가졌지만, 읽을수록 장르물의 공식을 깰 수 있는 줄거리와 잠재성을 발견했다. 그 후 수많은 수정을 거쳐 작업을 하던 도중 연출을 해보지 않겠냐는 권유를 받게 됐고, 그 기회가 이어져 첫 연출을 할 수 있게 됐다.

-유빈이 '짜파구리'를 끓여먹는 장면은 '기생충'을 떠올리게 되더라. 혹시 '짜파구리'의 인기를 의식하고 넣은 장면인가.

▶처음 각색 중 어떤 음식을 고를까 고민하다가 여러 아이디어를 내봤지만, 결국 내가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음식을 넣게 된 것이 짜파구리였다.

-좀비(전염병에 걸린 사람들)들은 어떻게 캐스팅했나.

▶주로 현대무용, 발레 전공자 그 중에서도 좀비 역할을 해보셨던 유경험자들을 위주로 캐스팅하고 안무가 선생님을 통해서 다시 트레이닝을 받는 과정을 거쳤다.

 

 

 

 

'#살아있다' 스틸 컷 © 뉴스1

 


-좀비의 몸짓이라든가 외양, 특성 같은 것들을 만들면서 참고했던 레퍼런스가 있나.

▶새로운 장르와의 접목을 위해, 현대무용의 예효승 안무가님을 소개받게 됐다. 안무가님께서 저항이라는 콘셉트와 무용의 호흡법을 가지고 오시면서 몸동작을 만들어 나갔다. 그리고 분장과 비주얼을 '부산행' '킹덤' 등에 참여했던 황효균 특수 분장 감독께서 맡으시면서 많은 노하우로 정체불명의 현실적인 모습을 완성시키셨다. 여기에 후반 CG 작업을 더해 지금의 비주얼을 완성했다.

-마지막 전배수가 등장한 시퀀스는 영화의 내용과 썩 잘 어울리는 느낌이 아니었다. 이 시퀀스를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메시지가 무엇이었나.

▶우리가 극 중에서 '마스크 남'이라고 불리던 그분은 우리에게도 많이 조심스럽고 많은 수정을 거쳤던 캐릭터다. 많은 우려로 극의 빠른 전개를 멈출 수도 있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세상에서 두려운 존재는 저 밖의 정체불명의 존재 외에도, 두 주인공과 같은 보통 사람이라는 생각을 해보게 됐다. 그리고 준우와 유빈 같은 사람들 외에 다른 이유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도 보여주면서 조금은 시야를 넓힌 상황을 보여주고 싶었고, 결국 준우와 유빈이 사람으로 남아서 아직 살아있다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다시 확인하는 연결점도 다시 만나고 싶었다.

-영화 감독이 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영화 연출을 전공하기 전에는 디자인을 전공했었고, 항상 영상과 스토리에 관심이 많았다. 미국에서 대학원을 졸업 후에는 틈틈이 대본을 쓰고, 크고 작은 프로젝트에 참여했다. 9년의 텀 사이에 내가 연출을 한 작품은 없고, 주로 영화나 티브이 쪽 프로덕션 (IFC Midnight, DreamWorks TV, Spotify, All Def Digital TV) 등에서 조연출과 제작부 일을 했다. 한국어가 모국어인 장점을 이용해서 미국에서 회차가 진행된 한국 작품들, 이재용 감독님의 '뒷담화; 감독이 미쳤어요' 원신연 감독님의 '용의자' 이정범 감독님의 '우는 남자'에 참여한 경험이 있다.

-'#살아있다'는 코로나19 시대에 걸맞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많이 들었다. 영화 속 주인공을 집에 가둬두는 재난의 상황이 코로나19를 떠올리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처음 기획 단계에서 대본 작업 그리고 촬영까지 코로나19라는 바이러스의 시대가 우리에게 올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정말 이런 일이 일어날 수 있을까?'라는 의구심이 사람들 사이에 들 정도로 예상치 못한 세상이 다가왔다. 그런 점에서 더욱 혼자라는 고립과 불안한 환경에서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개인적으로 많은 생각을 하게 될 때, 우리 영화에서 두 주인공 준우와 유빈이 보여준 강한 의자가 더 큰 공감과 희망으로 다가갔으면 한다. 갇혀 있고, 외롭고 혼자이지만, 서로일 때 희망을 꿈꿀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소셜 미디어나 테크놀로지의 도움보다는 결국, 옆의 누군가가 있다는 것 하나라도 위로가 된다는 사실들. 그래서 개인적인 소망으로 영화를 보신 관객 분들에게 지금 두 주인공의 힘든 여정 끝에 오는 희망과 공감이 전달되고 혼자가 아니라 '같이'라는 그들의 다짐을 영화 보시는 모든 분들이 가지고 극장을 나오시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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