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백신'보다 무서운 가수요…몰리는 유료접종에 백신수급 빨간불
'물백신'보다 무서운 가수요…몰리는 유료접종에 백신수급 빨간불
  • 국민투데이
  • 승인 2020.09.25 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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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독감 백신 유통 과정 문제로 무료접종 사업을 일시 중단한 가운데 지난 23일 오후 서울 동대문구 한국건강관리협회 건강증진의원 서울동부지부를 찾은 시민들이 유료 독감 예방 접종을 위해 순서를 기다리고 있다. 2020.9.23/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이영성 기자,김태환 기자,이형진 기자 = 냉장온도 유지 문제로 정부의 독감백신 무료 접종 사업이 일시 중단되면서 똑같은 종류의 백신이지만 유료 접종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의료계 시각이 나온다. 이번 문제 발생으로 무료 백신에 대한 신뢰도가 점점 떨어지고 있는데다, 코로나19 긴장감이 여전히 높은 상황에서 유료 백신이라도 맞자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지난 22일 무료 백신인 만 13~18세 물량 500만도스(명) 중 일부에서 적절하지 않은 온도 보관 문제가 발생했다고 판단, 전체 무료 대상 접종을 중단했다. 정부는 일단 2주간 품질검증을 마친 뒤 무료접종을 재개하겠다는 입장이지만, 점차 커지는 백신 가수요에 혼란이 가중되고 있어 고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24일 의료계에 따르면, 최근 독감백신 유료 물량이라도 접종하겠다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일각에서는 이미 예년에 비해 유료 접종 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파악된다.

의사들 온라인 커뮤니티사이트인 닥터플라자(닥플)에서 한 의사는 게시판에 "국가 무료접종이 보류되다 보니 유료로 그냥 맞겠다는 사람들이 꽤 있는 형편"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다른 의사는 보다 구체적으로 "최근 3일간 (유료 접종 수가) 14개, 9월 누적 76개, 작년 9월은 총 5개"라고 게시했다. 또 다른 의사는 "경남인데, 작년에는 유·무료 합해서 9개였고, 올해는 121개"라며 "무료 대상인데도 어제부터 유료로 맞겠다고 온 사람이 8명이 포함된다"고 했다.

한 의사는 독감백신 유료분 추가 구매 의사를 밝혔다. 그는 "독감백신 지금은 어디에서 구입할 수 있을까요"라며 "OOOO는 기존 거래했던 곳만 물량을 준다고 하는데, 저는 다음달 초쯤 되면 백신 소진이 될 것 같아서 그런다"고 게재했다.

정부가 계획한 올해 국내 총 공급 독감백신 물량은 2964만도스다. 이 중 국가가 총괄계약 방식으로 확보하는 물량 1259만도스와 12세 이하 어린이 및 임신부, 지자체 자체 구매분 그리고 국방부 사용분 총 585만도스가 더해진 1844만도스가 공공사용 물량이다.

정부는 여기에 최근 나머지 유료 공급분 1120만도스 중에서 105만도스를 정부가 315억원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무료 전환을 추진하기로 했다. 의료급여 수급권자 70만명, 장애인 연금·수당 수급자 35만명이 그 대상이다.

이번에 냉장온도 문제가 발생한 유통업체 신성약품의 유통 물량은 13~18세 무료 접종대상의 500만도스 중 일부다. 정부는 신성약품이 유통을 맡지 않은 12세 이하 백신 물량과 그 밖에 유료 물량 등에 대해선 문제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 유료 접종은 가능한 상황이다. 원래 유료 접종 대상자인 19~61세는 물론, 임신부와 어린이, 62세 이상 등 무료 접종 대상자도 자비로 유료접종은 가능하다. 무료 접종 백신에 대해서만 문제의 백신과 섞일 수 있어 전체 무료 대상자의 접종을 중단했다.

하지만 무료 백신 물량에 대한 신뢰도가 낮아지면서 유료접종을 받으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게 문제로 부각된다. 이 때문에 뒤틀리는 수급으로 백신 대혼란이 올 수도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특히 기존 유료분 중 105만도스를 무료로 전환하면 그 만큼 유료분이 줄어들고, 문제의 무료 백신까지 폐기되면 혼란은 더욱 가중될 수 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관계자는 "(문제 백신들에 대한) 식품의약품안전처 품질검사 결과에 따라 어느 정도 문제가 되는지 확인하고, 그에 따른 대응 계획을 강구할 예정이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 관계자는 "백신수급과 관련해서는 25일 정례브리핑을 통해 설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문제의 백신은 유통업체 신성약품측이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과정 중 냉장온도가 유지되지 않았던 것으로 정부는 파악했다. 독감 백신은 섭씨 2~8도에서 보관돼야 하지만 일정 시간동안 그렇지 못했다는 것이다. 얼마나 해당 온도를 벗어나도 되는지에 대해선 아직 갑론을박인 상황인 가운데, 정부는 문제가 생긴다면 단백질 함량이 문제일 것으로 추정했다. 이러한 문제가 생긴다면 맞아도 효과가 없는 물백신이 될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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