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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돈주’(豚主)의 모든 것

[제1편] 북한 ‘돈주’의 등장과 사회적 영향력

  • 박주희 시민기자 ppak1510@naver.com
  • 입력 2020.12.18 15:15
  • 수정 2020.12.19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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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화폐 / (북한화폐는 중국 국경지역에서 기념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북한화폐 / (북한화폐는 중국 국경지역에서 기념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북한은 명실공히 사회주의 국가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금융이나 재정운영은 전부 정부의 권한으로 움직이며 개인이 '돈주'가 되고, 공적자본에 투자하는 행위는 불가능했다.

하지만 1990년대 초 ‘고난의 행군’을 맞으며, 북한국경지역을 중심으로 ‘돈주’라는 신조어가 등장했다. ‘돈주’는 북한에 새롭게 등장한 신흥자본가로 ‘돈의 주인’ 즉 돈을 많이 소유한 사람을 말한다.

북한에서 ‘돈주’가 등장하게 된 배경에는 북한경제하락과 배급제도가 끊기면서 시작되었다. 수십 년을 유지하던 정권의 식량공급 제도가 무너지고 월급이 밀리면서 ‘자급자족’으로 살아가려는 주민들이 장사의 길에 뛰어들었다.

가장 먼저 활성화된 곳은 시장이다. 시장의 활성화는 상품 ‘유통자’라는 새로운 직업을 만들었고 시장을 유지할 수 있는 ‘조달자’ 역할을 증가시켰다. ‘유통자’는 상품 원천을 보장하는 사람을 말하며, ‘조달자’는 물건을 팔거나 나르는 상인을 말한다.

북한 ‘돈주’의 범위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시장을 중심으로 생겨 난 ‘돈주’와, 국가권력기관을 등에 업고 합법적인 이익을 얻는 ‘돈주’로 나뉜다. 시장을 중심으로 생겨 난 ‘돈주’는, ‘유통자’와 ‘조달자’로 분리된다. ‘유통자’는 대부분 국경 지역에서 불법 밀수를 통해 주민들이 일상에 필요한 생활필수품을 시장에 조달한다.

‘유통자’에 속하는 대표적인 사람은 밀수꾼이다. 그들은 불법 밀수를 통해 중국에서 들여오는 밀수품목은 주로 쌀, 기름, 고기, 생활필수품이다. 지역에 따라 북한에서 중국으로 넘어가는 밀수품종도 천차만별이다. 대체로 구리, 은, 금을 비롯한  약초나 가축이다.

1990년대 말 북한시장에는 국산품보다 중국을 비롯한 해외 상품이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때문에 국경을 통해 이루어지는 밀수는 주민들이 생계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차지했다. 국경지역 밀수꾼 한 명이 백 명을 먹여 살린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통자’가 차지하는 사회적 영향력은 크다.

‘조달자’는 밀수상품을 시장에 조달하거나 먼 지역으로 전달해주는 역할을 한다. 조달자는 한 번에 많은 상품을 시장 상인에게 넘겨주거나, 화물차를 이용해 먼 지방에 전달해주기 때문에 많은 이익을 얻는다. 판매자의 이익금도 무시할 수 없다. 판매자는 조달자로부터 넘겨받는 상품을 소매(하나씩 판매하는 것)하면서 짭짭할 수입을 얻었다. 시장 부활은 밀수꾼, 조달자, 판매자라는 연결고리를 만들어주었고 이러한 과정을 통해 신흥 ‘돈주’가 생겨났다.

2019년 북한시장도 많은 변화를 이루었다. 외국산 상품은 줄어들고 국내산 상품이 증가하고 있다. 국내산 상품의 증가는 ‘돈주’들이 직접적인 투자와 연관이 있다. ‘돈주’들은 식료공장과 옷 공장들에 돈을 투자하여 상품을 생산하고 있으며, 그 판로를 국영상점과 시장으로 확대하고 있다.

이렇듯 돈주와 국영기업의 합작은 국가와 개인이 다 같이 돈을 벌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주었으며, 종국적으로 북한 정권도 개인의 재산 소유나 투자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본 기사문은 본지의 방향과 논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새터민 시민기자의 역할은 변화를 꿈꾸는 우리의 현실 앞에 통일에 대한 염원만큼 북녘의 소식을 새롭게 단장 하였습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응원 바랍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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