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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소리없는 전쟁

장마당세대들이 북한에 몰고 온 변화!

  • 강하나 시민기자 rmawn0903@naver.com
  • 입력 2020.12.21 05:59
  • 수정 2020.12.21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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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로동신문
북한 로동신문

 

[국민투데이=강하나 기자] 동생이 태어 난 해 고난의 행군이 시작되었고 그로 인해  학교 못 가는 아이들이 속출했다. 동생도 예외는 아니였다.

그러다보니 북한의 자랑거리였던 그럴싸한 사회주의 무상교육보다는 장마당을 통해 자본주의를 먼저 경험한 장마당 세대이다.그래서일까? 막냇동생은 중국에서도 한국에서도 언니인 나보다 적응을 더 잘하는 것 같고 잘 정착하는 것 같다. 

고난의 행군이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가기도 했지만, 그로 인해 어떤 것도 기대하기 힘들었던 그 곳에 자본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시스템인 장마당이 우후죽순 생겨났다.배급에만 의존하며 피동적인 삶을 살아왔던 사람들은 더이상 정권과 그 체제를 신뢰하지 않았고 장마당을 통해 자급자족 하기 시작했다.

북한정권하에 고립되어 체제로 인해 피동적으로 살던 주민들이 점차 능동적으로 변화하기 시작했다.아사로 죽은 사람들의 목숨과 바꾼 변화의 혁명이라고 해야 할까? 그때부터 장마당을 통해 북한의 일반 주민들에게도 크고 작은 자본주의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장마당은 점차 북한에 꼭 필요한 경제시장으로 자리 잡았고 장마당 세대가 자본주의 문화콘텐츠까지 유입시키면서 북한에도 한류 열풍이 불기 시작했다.

한국의 문화콘텐츠가 빠르게 북한의 전 지역으로 퍼져나갔고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자본주의 날라리 문화라고 하는 것이 결국 그렇게 유입된 것이다.특히 젊은 세대들에게 지금도 급속도로 퍼져 나가고 있어 북한 내부에서 소리 없는 전쟁이라고 선포할 정도이다. 북한의 노동신문은 아주 유명한 신문이다. 사실 신문이 아니라 체제 선전 홍보물에 더 가깝다. 김부자들을 우상화하며 그 체제를 유지하기 위한 혁명적인 내용밖에 없으니 사실 우리가 알고 있는 신문의 기능은 거의 없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그 신문이 가장 유명하고 중요한 신문이다.

그런 신문에 대문짝만 하게 소리 없는 전쟁으로 자본주의 문화콘텐츠를 막아야 한다는 것을 대대적으로 선전하는 것을 보고 정말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북한의 젊은 세대들에게 얼마나 많은 한류 문화콘텐츠가 퍼져 나간 것일까?노동신문의 내용을 보면서 그렇게 꽉 막힌 그곳에서 그들이 유일하게 접할 수 있는 것이 같은 말을 사용하는 한국의 콘텐츠라는 것이 기뻤고 또 그로 말미암아 북한의 젊은 세대에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그리고  70년의 분단이 만들어놓은 깊은 이질감을 한국의 문화로 조금이나 줄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가 생겼다.  

북한 주민들과 북한 정권 사이에 조금씩 벌어지기 시작하는 틈이 더 크게 넓어져서 북한 내부에서 소리 없는 전쟁이 아닌 소리 나는 전쟁이 일어나길 바랄 뿐이다.

북한 정권은 과연 막을 수 있을까?

잠시 잠잠해지겠지만, 더 다양한 콘텐츠가 유입되고 자유를 갈망하는 북한의 젊은 세대의 마음은 막을 수 없을 것 같다. 느리고 더디지만, 문화콘텐츠 하나로 남과 북의 이질감은 줄어들고 우리가 만나는 날 또한 가까워질 거라는 희망을 품어본다. 

김정은이 방패막으로 사용하고 있는 빨치산 할아버지 세대가 물러가고 새로운 세상을 접한 젊은 엘리트들과 장마당 세대가 서로의 접점을 찾는 그날이 하루빨리 오길 간절히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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