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음주운전(飮酒運轉)이 무슨 큰 문제입네까? 북한은 일상입네다.”

음주단속 안전원(경찰)이 음주를 하다.

  • 박주희 시민기자 ppak1510@naver.com
  • 입력 2020.12.21 15:12
  • 글씨크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북한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목탄차 / 국민투데이 DB
북한도로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목탄차 / 국민투데이 DB

[국민투데이=박주희시민기자] 최근 SBS 금토드라마 ‘날아라 개천용’에서 정의로운 기자 역할을 맡았던 배우 배성우가 음주운전으로 드라마에서 하차했다. 첫 방송부터 관객의 인기를 끌었던 드라마는 주연배우의 음주운전으로 많은 시청자에게 실망을 선사했다.

남한사회에서 음주운전은 범죄다. 때문에 상대가 누구든 음주운전 적발 시 법적제재는 피할 수 없다. 그렇다면 북한에도 음주운전에 따른 처벌이 있을까?

북한의 교통안전 규정에는 운전사는 항상 '운전자격증'을 비롯한 '차량등록증'을 휴대해야 하며, 음주운전은 물론 흡연운전도 금지하고 있다. 음주운전으로 대형사고가 초래될 경우 '운전면허증' 영구박탈과 자동차 몰수, 1년~3년정도의 노동교화형이 부과된다.

얼핏보면 북한도 음주운전에 대한 처벌수위가 높다. 하지만 실제 북한내부에서 음주운전은 일상이라는 탈북민의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연 중 가장 추운 겨울에는 음주운전이 당연한 문화로 자리잡았다고 한다.

북한에서 운전기사로 일했던 탈북민 박 씨는 해당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겨울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춥다.  날씨가 추우면 운전기사의 고충도 늘어난다. 북한은 국내에서 자동차를 자체로 생산하지 못하다보니 지금 가동하는 자동차는 대부분 낡고 오래된 기종이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 자동차는 대부분 희터기능이 없어 밖의 추위가 고스란히 느껴진다. 운전기사들은 낡은 차안에서 추위에 떨며 운전한다. 겨울철에는 추위를 이기기 위해 자연스레 술을 마시고 운전대를 잡는다. 술을 마시면 온 몸이 따뜻해지면서 추위를  막아준다. 더구나 북한에는 음주측정기가 없기 때문에 단속초소에 걸려도 취하지 않을 정도면 무사통과다.”고 증언했다.

또 다른 탈북민 양강도 출신 김 씨는 “겨울에는 단속초소 안전원(경찰)들도 음주를 한다. 영화 20도가 넘는 추위속에 하루종일 서 있기란 불가능하다. 단속자인 안전원이 음주를 하는판에 운전기사의 음주는 큰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김 씨는 “운전기사들은 출발 전 동료들과 술 한잔 하고 떠나라는 말을 인사말처럼 나눈다. 그 만큼 북한에서 음주는 범죄라는 인식보다 추운 겨울을 견디기 위한 적절한 처방으로 간주된다. 남한에 온 후에야 음주가 얼마나 무서운 범죄인 지 알 수 있었다.”고 증언했다.

북한은 승용차보다 화물차 이동이 많다. 겨울같은 경우 화목을 나르는 차들이 얼음판위를 달리다 전복되는 사례가 빈번하다. 거기다 도로사정이 열약해 반나절이면 충분히 통과 할 거리를 늦은 저녁까지 운행이 이어진다. 긴 운전과 추위속에 북한 운전기사들은 음주에 대한 심각성도 모른 채 오늘도 달리고 있다.

저작권자 © 국민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