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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뉴스역설] 통계상의 계획완수! 도움이 안된다.

  • 이도건 시민기자 bandi0413@naver.com
  • 입력 2020.12.23 11:36
  • 수정 2020.12.23 12: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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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조선중앙통신)

 

[국민투데이=이도건기자] 평양 12월 17일발 조선중앙통신이 농기계부문에서 80일전투기간 목표로 내세웠던 농기계 및 트랙터부속품생산계획을 112%로 초과 수행했다고 전했다.

조선중앙통신은 해주농기계공장을 비롯한 함흥트랙터부속품공장 등 각지 트랙터부속품생산단위들에서 대중적기술혁신운동을 벌려 생산계획을 넘쳐 수행하였다고 전했다. 국가의 긴장한 식량난을 극복하기 위한 선결조건인 농사에 만전을 다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된다. 북한 농촌에서 트랙터는 외아들 농기계라고 할 수 있다. 트랙터부속품생산 계획초과완수가 내년 농업생산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까 의문된다.

북한은 계기점마다 형형색색의 대중운동들을 벌려왔다. 일명 혁명 앞에 조성된 난국이나, 경제적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전환적 국면을 마련한다는 취지다. 그때마다 통계상으로는 계획한 당면 목표를 성과적으로 초과 달성하곤 하였다. 역사적이라고 자칭하는 7차대회를 전후로 70일전투와 200일전투의 경의적인 경제 성과들을 요란하게 선전했지만 현실에서 달라진 것이란 아무도 없다. 군중에겐 오히려 없는 일감을 놓고 분위기에 시달려야 하는 고달픈 나날이었다. 이번에도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설령 트랙터부속품생산이 계획을 훨씬 초과 수행하였다고 해도 내년에 농촌에 공급될 부속품은 볼트 하나 없을 것이다. 왜?

그것이 바로 사회주의계획경제의 취약성이다. 사회주의계획경제에서의 계획수행은 주로 최종적인 생산액으로 평가된다. 그러면 어떤 현상이 일어날지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트랙터 한 대를 운영하는데 많은 부속품이 필요하다. 그런데 트랙터부속품공장에서의 계획수행정형을 분석해보면 생산하기 쉽고 기술적 요구가 낮은 일반 제품들뿐이다. 사례를 들면 정밀도가 요구되는 엔진의 중요 부분품들은 생산하지 못하고 생산하기 쉬우면서 용도가 적은 부속품들만 대량으로 생산한다. 그렇지만 모든 제품에 정해진 국정가격에 준해 생산액은 집계되고, 총생산계획은 통계상 금액으로 달성되게 된다.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면 신발생산이 어려운 낙후한 신발공장에서 신발깔창만 대량으로 생산하여 연 간 인민경제계획을 생산액으로 초과수행하는 격이다. 신발이 없는데 신발깔창만 산더미처럼 생산해서 어디에 쓰겠는가?

또 다른 사례를 하나 더 들어 본다. 돼지고기 1톤이 생산계획인 지방의 작은 목장에서 생산액으로는 행표(은행권) 100만 원이 국가계획이다. 시장가격으로는 돼지 한 마리 값에 근사한 보잘 것 없는 금액이다. 그러니 목장에 돼지라고는 그림자도 없지만 연말이면 돼지 한 마리를 시장에서 팔아 연 간 고기계획을 넘쳐 수행할 수 있다.

물론 자질구레한 농간질이 실무적으로 동반되어야 한다. 그로 말미암아 사회주의계획경제의 통계상으로는 돼지고기 1톤이 생산되었다고 집계되겠지만 국가수중에 들어가는 고기는 한 점도 없다.

그래서 해마다, 또 전투 때마다 인민경제계획을 초과 수행하였다고 떠들어대지만 현실에서는 조금도 이득이 나지 않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말한다면 사회주의계획경제 하에서의 생산계획완수는 경제 활성이나 사회생활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못하는 통계학적인 수자, 실속 없는 선전에 불과하다.

생산계획완수! 이는 보고나 통계를 앉은 자리에서 만들어 낼 수 있는 현물이 아닌 문서에 지나지 않는다. 역시 사회주의는 실속이 없는‘ 빛 좋은 개살구’라고 평가할 수 있다.

▶본 기사문은 본지의 방향과 논점이 다를 수 있습니다. 새터민 시민기자의 역할은 변화를 꿈꾸는 우리의 현실 앞에 통일에 대한 염원만큼 북녘의 소식을 새롭게 단장 하였습니다. 애독자 여러분의 많은 응원 바랍니다.

-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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