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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한 주민들은 성탄절(聖誕節)을 알고 있을까?

북한에는 ‘신부’가 없는 성당이 존재한다!

  • 박주희 시민기자 ppak1510@naver.com
  • 입력 2020.12.25 11:18
  • 수정 2020.12.25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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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배우 김정화 [사진출처: 영화 '이름없는 영웅들' 캡쳐]
북한배우 김정화 [사진출처: 영화 '이름없는 영웅들' 캡쳐]

[국민투데이=박주희기자] 북한은 종교의 자유가 없으며 성탄절을 기념하지 않는다. 북한에서 12월 24일은 김정은의 할머니 김정숙((1917.12.24.~1949.9.22.) 생일이다. 

12월 24일 김정숙 탄생일 행사는 북한 전역에서 성황리에 진행된다. 평양을 비롯한 각 도, 시, 군에서는 김정숙 혁명업적을 칭송하는 정치행사와 ‘충성의 노래모임’이 진행된다. 김정숙은 북한에서 ‘혁명의 어머니’로 ‘불요불굴의 공산주의 혁명투사’로 불린다.

그렇다면 북한 주민들은 정말 ‘크리스마스’를 모르고 있을까?

탈북 전 북한 국경에서 살았던 탈북민 김현아(30세)씨는 국민투데이와의 전화인터뷰에서 “일부 국경주민들은 크리스마스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양강도 혜산을 마주한 중국 국경지역에는 큰 교회가 있는데 성탄절이면 그곳에서 울리는 음악이 북한에도 들린다."라고 전했다.

그는 “국경에서 밀수를 하는 주민들은 중국 파트너를 통해 이미 예수님에 대해 알고 있으며 12월 24일이면 성탄절 선물을 받곤 했다. 하지만 김정은 집권 후 국경경비가 심해지고 밀수가 뜸해지면서 성탄절 선물을 받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온성 출신 탈북민 유 씨는 “북한에 살 당시 할머니가 저녁이면 성경책을 몰래 보셨다. 처음에는 재밌는 소설책인 줄 알았는데 알고 보니 성경책이었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할머니에게 왜 그런 책을 보냐고 야단치셨다.”면서 “북한에서 성경책을 보거나 감추는 사람은 정치범으로 취급했기 때문이다."라고 증언했다.

유 씨는 “할머니는 나에게 예수님에 대해 말해주셨다. 할머니가 생존에 새벽 기도를 드리는 모습을 종종 보았다. 세상을 떠나던 날 할머니는 내 손을 꼭 잡고 예수님 곁으로 가니 너무 슬퍼 말라고 하셨다. 하지만 나는 할머니에게 들었던 이야기를 주변 사람들에게 말해주지 못했다."라고 했다.

또 다른 탈북민 김 씨(58세)는 “1979년에 제작된 북한 영화 ‘이름 없는 영웅들’에서 성탄절을 축하하는 미국인들이 모습을 보았다. 화면에서 들리는 크리스마스 캐럴송에 빠져버렸고 화려한 드레스를 입은 미국 여인이 와인잔을 들고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하는 장면도 잊을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북한 정권은 이 영화를 6.25전쟁 시기 북한 공작원의 활동을 부각하기 위해 제작했다. 하지만 영화 속 성탄절을 즐기는 모습은 주민들로 하여금 미군은 전쟁 시기에도 저렇게 여유 있게 명절을 보내고 있구나라는 생각을 유발했다.”면서 “영화 속 대사를 보고 철없는 아이들이 거리에 나가 ‘메리 크리스마스’라고 말했다가 안전원에게 엄중 경고를 당했다."라고 전했다.

탈북민들이 증언을 듣다 보면 의문이 생긴다. 왜? 평양에는 봉수교회와 칠골교회 장충성당이 있으며, 크리스마스가 되면 성탄 기념 예배나 미사를 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북한은 정말 종교의 자유를 인정한 것일까?

가장 최근 북한을 탈출한 탈북민들은 북한에 교회나 성당이 존재한다는 사실조차 모르고 있다. 그러면서 북한에 존재하는 교회나 성당은 전부 국제사회에 보여주기 위한 선전용이라고 주장했다. 놀라운 것은 북한 성당에는 ‘신부’가 없다. 신자들 역시 노동당원들이며 평양에 거주하는 사람들조차도 교회나 성당 위치를 잘 모르고 있다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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