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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매해 연말이면... '화장실 자물쇠로' 잠궈

北주민, 연말이면 꼭 확보해야 하는 것들...알고보니

  • 박주희 시민기자 ppak1510@naver.com
  • 입력 2020.12.29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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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 초 시작되는 퇴비전투 과제 달성을 위해 거름을 만들고 있는 북한주민 [사진=시시주간 DB]
연 초 시작되는 퇴비전투 과제 달성을 위해 거름을 만들고 있는 북한주민
(사진=시시주간 DB)

[국민투데이=박주희기자] 북한주민들은 연 말이면 새해 첫 전투에 필요한 인분을 확보하느라 여념이 없다. 북한정권은 해마다 1월 초면 전체 주민을 대상으로 ‘퇴비 전투’를 조직한다. 이에 따라 북한주민들과 학생들은 새해 첫 전투로 인분을 거주지 인근 농장에 바쳐야 한다.

북한 정권은 농사를 '천하지 대본'이라고 선전하며, 사회주의 경제 건설의 첫 자리를 차지한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농사에 필요한 비료는 여전이 부족하다. 최근에는 대북제재가 심해지면서 외국산 비료수입이 완전 차단됐다. 결국 농사에 필요한 거름확보는 전부 주민들 부담이다.

주민들은 일년내내 정권이 지시 한 거름과제를 수행해야 하는데, 인민반, 학교, 직장 등 북한에 사는 사람이라면 ‘퇴비 전투’에 빠질 수 없다.

탈북민 김 씨는 "겨울이 오면 가장 큰 고민이 인분 과제 수행이다. 일 인당 1톤이라는 인분을 당기관이나 행정기관에 바쳐야 한다. 만약 그 과제를 수행하지 못하면 혁명과업수행에 불성실한 사람으로 평가되어 처벌을 받는다."라고 증언했다.

김 씨는 "연 초에는 너도나도 퇴비과제를 수행해야 하기 때문에 변소(화장실)에 자물쇠를 잠근다. 단독 주택에 사는 주민들은 위생실(화장실)에 보안 장치를 해놓고 타인의 인분 습격을 막기 위해 아버지와 아들이 교대로 경비를 서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탈북민 이철 씨는 "북한은 사회생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은 누구나 겨울에 진행되는 '퇴비생산'에 참여해야 한다. 과제 양은 직장마다 혹은 대상마다 다르다. 100% 인분으로 바치면 질과 양에서 우수한 평가를 받는다. “고 말했다.

“이렇게 전국적으로 동시에 퇴비 전투가 시작되면 인분을 파는 장사꾼이 생겨난다. 인분 장사꾼들은 농장 간부들을 뇌물로 매수하여 현장에서 인분을 확보한 뒤 주민들에게 비싼 가격으로 되팔아 넘긴다.“면서 ”농장 간부들은 일부 주민들에게 돈을 받고 인분 영수증을 발급해준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젊은 청년들 같은 경우 무리를 지어 공공 기관 퇴비창고를 습격하여 인분을 흠쳐 돈으로 바꾼다. 이런 사례가 꼬리를 물자 북한 정권은 '퇴비 생산은 곧 낟알 생산이다'라고 하면서 무장 성원들로 보안을 강화했다.”고 전했다.

올해는 코로나19로 북한도 주민집합이나 이동을 차단한 상황이다. 때문에 2021년 새해 첫 인분 전투가 예전처럼 진행될지 장담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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