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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뉴스역설] 인분은 곧 사회주의

북의 보물 야외변소(화장실)

  • 이도건 시민기자 bandi0413@naver.com
  • 입력 2021.01.12 21:22
  • 수정 2021.01.13 0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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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평양 노동신문 2021.1.4.]
[출처=평양 노동신문 2021.1.4.]

 

[국민투데이=이도건기자] 북한의 관영매체들은 새해 첫날 진군소식으로 농업전선에 대해 힘차게 지원한다는 규모의 보도를 일제히 다루고 있다. 냉철한 겨울에 농업전선 지원이란 한 마디로 거름생산전투를 의미하는 것이다.

농사를 위한 선결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북한의 거름생산은 결코 친환경적인 목적만은 아니다. 부족한 비료를 대신한 자강력의 소산때문이다. 북한은 거름 한 삽에 쌀 한 삽이라고 떠들만큼 농사에서 중요시되는 영농준비다. 하여 새해의 첫 전투는 늘 거름생산으로 시작된다.

도시들은 제정된 지역에 집결시켜 농촌에 운반하고, 지방인 경우는 농경지들을 할당해 주어 직송하도록 한다. 현장에는 여러 부문의 ‘감독’ 들이 지켜 서있다. 세대별 혹은 단위별로 표적이 세워져 있는데 믿기지 않겠지만 거름을 저울로 일일이 계량하고 확인서를 떼준다.

현재 거의 모든 사회적 과제들은 전적으로 세부부담(개인 또는 세대별로 나누어주는 사회적 과제)형식으로 조직 집행되고 있다.

거름생산 역시 주민 1인당 보통 1t의 계획이 부과된다. 문제는 불 땔 가랑잎도 남지 않는 시국에 거름될만한 게 있을리 만무하다. 더군다나 양적 부담보다 질적 부담이 더욱 심하다. 양과 질을 동시에 따지니 말이다.

그래서 이 계절이면 인기 있는 것이 변소(화장실)들이다. 지방은 물론 큰 도시들도 현대 아파트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야외의 공동화장실이 이용된다. 후생시설이라고 말하기 민망할 정도로 그냥 노천의 개방식 화장실이다. 곱게 말해 화장실이고 ‘공동변소’라는 더럽고 치졸함 극치로 불릴정도다.

듣기조차 거북해 미간을 찡그리던 ‘공동변소’가 이 때만은 천하제일의 ‘보물고’로 불리는 것이다.

너도 나도 인분 쟁탈전에 뛰어들면서 한해동안 쌓여 얼어붙은 인분을 까(캐)기 시작하면서 그야 말로 전투장이 되고만다. 그나마 양(량)이 많기라도 하면 북한 주민들의 고달품은 조금이나마 해소되겠지만 2~3일 후면 모든 개방식 변소(화장실)들이 깨끗이 비워지고 만다.

북한의 행정에서 인분 요구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사람이 먹은 게 있어야 배출이 있을 게 아닌가,

인분이 좋은 줄은 알아서 그것만 내라고 전 당적으로 고아대는 돼 초보적으로 계산해 봐도 어처구니가 없다. 1t의 거름(인분)을 생산하자면 그대로 내보내도 1t은 먹어야 하지 않는가?

북한 주민들은 1년에 아무런 곡식이든 200kg이면 초보적으로 생존한다. 헌데 그 기초적인 욕구마저 보장되지 못하는 현실을 개나 소도 다 알고 있는 문제다. 모른다면 오직 비대해지는 영수나 아부하여 배부른 충신들뿐이다.

북한에서 변소(화장실)는 결국 북한의 ‘보물고’이고 인분이야말로 북한 사회를 떠받치고 있는 기반이다.

이미 전에 “쌀은 곧 사회주의다.”가 북한의 슬로건적인 푯대(標대)이다.

쌀이 곧 사회주의라면, 인분 한 삽에 쌀 한 삽이라 외치는 즉, “인분은 곧 사회주의다.”라는 삼단논법의 정의가 얻어진다. 그쯤 되니 첫 전투의 폼이 좀 잡히는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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