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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연재] 사기꾼들③

3.수지빨의 음모

  • 신상성 소설가 webmaster@kukmini.com
  • 입력 2021.01.19 01:00
  • 수정 2021.01.21 2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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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지빨은 뽀빠이 담배를 뺨이 홀쪽하도록 빨아대며 YTN 뉴스를 턱으로 가리켰다. 좁은 방 한쪽 벽면 대형화면에는 김대중 대통령이 박지원의 손목을 잡고 형제같이 당당하게 걸어나왔다. 대형화면이어서 수지빨의 식탁 위로 올라오는 것 같다. 오늘의 위대한 공갈협박 행사에 대해서 그가 기한유 교수 등 유공자들에게 회식자리를 마련한 것이다.

“야, 박사에다가 교수님덜, 청와대가 벌써부터 저렇게 강골로 나오면 사학들은 대관절 어캐 하자는 기야?”

“거 뻔한 수작이랑께, 전국 사학재단 이사에 전교조 출신들 몇 명씩 끼워 넣어보자앙, 이거라께네. 그러면 결국 재단은 좌파에게 넘어가능 기여”

“수 이사장님요, 그건 그렇고 오늘 성울대 재단 전쟁에서 제가 섭씨 100도가 넘는 끓는 물 주전자를 성삼몽 새끼 머리에 찰찰 부었쟎아유. 울매나 악질인지 짹! 소리 한번 안하더랑께”

“육시할 교수님, 쪼께 씨부리시요. 그건 허벌나게 내 아이디어라요. 고 순댓국집에 아자씨한테 내가 아예 큰 물동이로 끓여와 뿌렀어. 내 공이여”

“거 교수님 덜, 진짜 느자구 없네여. 마 그마 하이소. 결정적인 것은 내가 소방호수를 대지않았으모 진짜 클 날 뻔 했소. 시뻘건 불이 천정을 절반이나 태워버렸응께네”

“야, 주뎅이 그만들 까고 기한유 총두목이 좀 정리혀 봐, 그래 결론이 머야, 결론이?”

“안즉, 성 시키 싸인을 몬 받았구만여. 오늘은 기필코 빨간 도장밥에 엄지손가락을 콱 눌러 백지에 찍어 가지고 올라구 만반의 준비를 다 했어라... 그런데 느기미 엉뚱하게 생쥐 처삼간 시키가 라이터로 불 지르는 바람에...”

아프리카 야생동물 사회에서는 약육강식이 확실하다. 역시 최고의 제왕인 사자와 호랑이도 있고 그들 똥구멍을 핥아 먹고사는 재규어들도 있고 그들 시체들을 중간에서 낚아 채먹는 시체 독수리와 까마귀들도 있다. 그 끄트머리에는 표독한 까치독사 살모사들도 있다. 일식집 회칼 같은 혓바닥을 가진 살모사 칠점사 기한유 같은 교수들은 수비빨 조폭과 연계되어 있다.

그들은 사학私學 재단이사장들의 약점을 잡아서 그 등허리에 회칼을 꽂아놓고 느긋이 피도 빨고 누런 고름도 짜먹고 산다. 여차하면 그 대학을 강탈하기도 한다. 조폭들 밑에서 접시를 받쳐들고 떨어지는 검은 핏물을 핥아대는 칠점사 새끼 교수들도 있다. 유식한 교수들과 무식한 조폭들이 짝자꿍 되어 사학재단이라는 산송장 시체를 찢어 삼키는 것이다. 세상은 원래 유. 무가 합쳐져야 효율적 생산이 되는 게 아닌가.

전국 사학재단은 그들에게 살아 있는 로또다. 칠점사 교수들이 안에서 장난치고, 조폭들이 밖에서 공갈치고 안팎에서 유무가 잘 조화가 되어야 이사장 매가지 틀기도 효과가 있다. 교수들은 안 그런 척하지만 위선적이고 똥 냄새나는 칠점사 학자들이다.

수지빨이 곁의 아가씨 브라자를 홱 찢었다. 그 브라자 속에다 보드카를 거구로 쏟아부었다. 순식간에 팬티 밑으로 해서 누런 물이 흘러내렸다. 러시아산 보드카 원본은 하얀색이 아니라 소 오줌물같이 누렁 팅팅하다. 으앙, 순식간에 대여섯 명 아가씨들이 일어섰으나 이내 주저앉았다. 지빨의 지랄병을 평소 잘 알고 있는 그들은 이럴 땐 어캐 해야 하는지 잘 안다.

큰 어니가 새끼에게 눈짓 한번 보내주자 으앙! 하고 소리치며 일어서던 새내기 접대부가 냉큼 주저앉았다. 그리고 지빨의 지퍼를 열고 검은털 핫도그를 꺼내었다. 공개적으로 빨았다. 강남하고도 선릉 뒷골목 최고의 M클럽 비밀 방이다. 라스베이거스 호화판 트럼프 빌딩 최고층을 흉내 낸 것이다.

수지빨이가 안주머니에서 뽀빠이 뽕 담배를 한 개비씩 던져주었다. 위기를 면한 큰 언니에게는 한 갑이 앵겨졌다. 횡재다. 그녀는 지빨보다 더 지랄같이 뿜어대어 좁은 방 안이 유혹적 남청색 연기와 황홀한 냄새로 숨 막혔다. 요즘 유행하는 고혹적 아편 담배이다. 기한유, 육시할, 칠칠이 등 감지덕지 두 손으로 공손히 얻어 피웠다.

칠칠이는 수지빨 이사장보다 나이가 더 많은데도 감히 맞담배질 할 수 없어 구석에 코를 박고 들이마셨다. 큰 언니가 옷을 홀랑 벗고 나체로 일어서서 식탁 위에서 춤을 추었다. 막내 새끼도 뒤따라 팬티를 벗었다. 육 대 육, 육시할, 112개 음양의 연놈들 검은털들이 벌건 대낮에도 변태성 지랄들이다. 강남은 한국이 아닌 라스베이거스다. 그중 선릉맨들은 뉴욕맨들같이 일반 서민들과는 또 다른 일상생활 패턴이다.

수지빨은 아직 성울사이버대학 이사장이 아니지만 벌써 이사장인척 거들먹거리는 것이다. 안산은 1980년대 박정희에 의해서 네덜란드 모형의 신도시 개발로 시작되었다. 협궤열차가 다니는 똥밭 천지인 안산이 국가시화공단까지 배정받으면서 급성장 했다. 그 당시 칠칠이가 노동청장 비서실장으로 있다가 안산출장소 초대 소장으로 발령받아 내려왔다.

덕분에 그는 시화공단과 연계되어 있는 대부도 똥밭을 기획부동산과 함께 장난쳐서 똥 묻은 농민들 돈을 훌쳐 모았다. 또한 노동청에 있을 때부터 그곳을 나들명거리던 수지빨과도 잘 알고 있었다. 그때 수지빨은 홍제동 지하철역 근처 전문대학의 이사장이어서 노동청에서 관리하는 노동자들을 신입생으로 끌어 모으기 위해 결탁하기도 했다.

그러다가 성울대 강탈인수 건으로 다시 연계가 되었으니 루시퍼(Lucifer) 악마가 맺어준 귀한 인연이 아닐 수 없다. 루시퍼는 ‘신곡’에서도 아주 유명한 인물이다.

‘우주 나락의 맨 밑바닥인 대지의 중심에 악마 중의 악마인 루시퍼가 살고 있다. 그러나 살고 있는 게 아니라 형벌 중이다. 거대한 얼음 속에 갇혀 날개를 퍼덕이고 있다. 그 악랄한 얼굴은 세 조각으로 갈라져 있고, 찢어진 뺨 위로 피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또한 세 갈래로 갈라진 턱에는 각기 세 명의 전형적인 악한의 얼굴이 물려져 있다. 그 세 명은 브루투스, 카시우스, 유다 등 역사적 배신자들이다. 세 명의 배신자들은 곧 숨이 끊어질 듯이 평생 헐떡이며 살아야 한다’
(다음편 21일자, 제2부. 성삼몽과 기한유의 조우 1.안양교도소)

◆국민투데이가 새해 신축년(辛丑年)을 맞아 지면섹션 단행과 함께 새로운 이야기들을 준비했습니다. 본 기획물은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으며 실제로 피해를 본 당사자의 참여로 좀 과장된표현이나 부분이 있을 수 있으니 참고하여 애독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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