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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김정은 총비서 추대로 갖는 의미...(3)

제3편. 국가 구조의 불합리성을 바로 잡으려는 의도

  • 이도건 시민기자 bandi0413@naver.com
  • 입력 2021.01.18 1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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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진=SNS캡쳐)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사진=SNS캡쳐)

 

◆ 이와 함께 총비서추대는 국가구조의 불합리성을 바로 잡으려는 의도라고 추측된다.

김일성과 김정일의 영원한 직함 부여는 사망한 사람보다 살아있는 사람을 위해 더욱 필요한 것이었다. 자못 뿌리 깊은 선대 영수들에 대한 북한 주민들의 우상 심리를 후계자에게 그대로 유도하기 위한 물곬 째기나 마찬가지였다. 그러다보니 국가기구체계를 확립하는데서 다소 혼란이 조성되었다.

김일성이 사망하자 김정일은 국가주석제를 폐지하고 사회주의 조선의 영원한 주석은 오직 김일성이라고 헌법으로 고착하였다. 그리고는 총비서직에 근거하여 국방위원회라는 권려구조를 갖추었다. 십분 가능하였다. 국가최고공직이 무엇이든 간에 유일적지도체제로 완벽하게 지배할 수 있는 총비서직이 남아있기 때문이었다.

김정은도 마찬가지였다. 어찌 보면 김정일보다 더욱 필수적인 것이 북한 주민들의 충성심을 자신에게 유도하는 것이었다. 그래서 고안해낸 것이 선임자가 그랬듯이 김정일에게 영원한 총비서라는 직함을 법적으로 부여하였다. 본질적으로는 선대 수령에 대한 최고의 도덕과 의리를 바탕으로 자기의 권위를 획득하려는 것이었다. 그러다 보니 온전한 국가기구체계를 갖추기 힘들었다. 권위를 과시할 수 있는 유일한 칭호가 없었고 그 칭호를 부각시킬 수 있는 국가기구를 구축하기가 어려웠다. 전전긍긍하면서 제1비서직이나 위원장직 등으로 부단히 탈바꿈 해보았지만 신통치 않았다. 김정은이 탈바가지 쓰듯 이것저것 직책을 바꿀 때마다 국가적으로는 사회정치적 혼란이 조성되었다. 와중에 기껏 위원장직을 지니고 있었지만 마음에는 들지 않았을 것이다. 왜냐하면 북한 주민들의 인식에는 너무도 허술하게 인이 배겨 있는 호칭이었기 때문이다. 벌써 초등학교 9살에 소년단에 입단하면서부터 듣기 시작하는 분단위원장, 사상부위원장, 조직부위원장, 소년단위원장 등등 각종 ‘위원장’이 너무도 흔히 남용되는 일상생활 속의 호칭이었던 것이다.

김정은의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었다. 남은 최고공직이라는 게 최고사령관직함뿐인데 그것을 전면에 내세울 때는 졸지에 독재자임을 시인하고 내외에 드러내게 된다. 실제로 북한 내에서는 김일성을 영원한 수령, 김정일을 영원한 총비서로 만들어 놓자 이제 김정은이 죽으면 영원한 위원장이라고 수군거리기도 했다. 죽을 때마다 하나씩 달고 가면 남을 호칭이 없겠다고 삼척동자도 의식할 정도로 배회한 북한의 호칭문제였다. 아마 건강이상설에 비춰 보면 사후를 대비한 미연의 대책이 아닌가 싶을 지경이다.

손끝에서 시작된 파동은 멀리 전달될수록 엄청나게 커진다. 영수가 추구하는 최고직함으로 말미암아 국가와 사회에 초래되는 불안정, 그를 종식하기 위한 정치적 조율이라는 분석은 어디까지나 긍정적인 견해일 다름이다.

향후 국가적 구조조종과 사회적 변화를 주시하면 그 의도가 적실히 드러날 것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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