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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편연재] 사기꾼들⑫

4-3. 아빠공장 보복방화

  • 신상성 소설가 webmaster@kukmini.com
  • 입력 2021.02.18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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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 칠점사 교수 배신자들만 장난하지 않았다면 지금 이상적인 디지털 대학으로 남았을 것이다. 그러나 이미 넘어갔다. 몇 달 전 육시할 교수들이 병문안 왔을 때 놈들은 성삼몽 머리 맡에 숨겨둔 극비서류를 훔쳐갔던 것이다. ‘문학박사’ 라며 설레발치며 떠들고 행패를 부릴 때, 아내는 막내아들 급보를 받고 서둘러 나간 것이다.

그때 육시할 일당은 성울사이버대학 대차대조표 등 최근 교육부에 보낸 ‘학교정상화 방안’ 등 극비문건 등이다. 이들은 이것을 역이용하여 교육부와 검찰 등에 허위 조작문서이며 전혀 실천 가능성이 없는 기획이라며 또 투서를 한 것이다.

병문안도 칠칠이 영감 등 치밀한 기획 작전이었다. 그러나, 이젠 홍제동 수지빨 전문대학 이사장에게 넘긴 끝이다. 수지빨은 대학의 ‘대’자도 모르는 그냥 부동산 투기꾼이다. 약25%로 흔들어 약22억 똥값에 강탈해간 그는 적당한 때가 오면 두 세배로 부풀려 또 하나의 부동산으로 팔아먹을 것이라며 칠칠이 차원졸이가 귀띔해 주었다.

칠칠이 남안산 주간신문 사장이 옛날 노동부 고급 공무원으로 있을 때부터 수지빨과 잘 알고 있었단다. 칠칠이는 70년대 중반 박정희 정부가 안산을 처음 개발할 때 노동부 안산출장소 소장으로 일찌감치 내려와 있었다.

한창 국가 시화공업단지를 조성할 때에 안산지역 부동산 투기에 나서며 지역 시장이나 국회의원 출마자들 똥구멍을 빨고 다녔다. 심지어 이 지역에서 여의도 배찌를 달려면 사전에 칠칠이의 싸인을 받아야 한다는 지역 토호가 되었다.

어쨌든 이제 성삼몽 손에서 한 많은 성울사이버대학은 떠났다. 불온한 외부세력과 손잡고 독사들같이 서로 먼저 빨아먹으려던 놈들은 뒤통수 맞은 셈이다. 대표적인 게 기한유와 그의 외삼촌, 처삼간과 인천의 모 건설사장, 칠칠이와 원곡동 목용탕 사장 등등 인간 쓰레기들이다.

한국 교육계는 너무 좁아서 어느 대학 유창만 깨져도 소문이 파도친다. 이미 성울대 매매에 관한 극비사실은 새나갔다. 이제 모든 것은 끝났다. 매달 밀리는 월급채무와 고소고발 칼질에 성삼몽은 결국 손들었다. 빚 잔치다.

그래도 학교부채 절반이 남은 사채이자 등을 갚으려면 건축공사판에서 막노동이라도 해야 할 지경이다. 아니면 자살하거나 용인 정신병원에 입원해야 한다. 성삼몽은 용대가리대학에 출근하느라 그 정신병원 앞길을 지날 때마다 흔들렸다.

“어어, 저 뉴스 그림 좀 봐! 쌩쥐 새끼 딸년 아녀?”

하근육이가 소리쳤다. 저녁 6시 MBC TV 아나운서의 해설도 같이 흘렀다. ‘지난 주 사기막골 줄 공장 10억대 재산피해 화재사건의 진범이 나타났습니다. 바로 친딸이 아버지의 공장에 불을 질렀다고 자백했습니다…’ 어쩌구,

나중에 안 사실이지만 쌩쥐가 신혼시절 임신 중인 자기 아내의 머리채를 끌고 온 동네를 돌아다닐 때, 즤 아내의 배를 함부로 걷어차며 폭행했을 때 그 뱃속의 아이가 소아마비 병신으로 태어났단다.

그 딸은 어머니로부터 그 사실을 알고 난 뒤부터 복수의 칼을 갈았다. 쌩쥐는 툭하면 가정폭력도 일삼았다. 자기 아내는 물론 걸음도 제대로 못 걷는 소아마비 딸까지 함부로 걷어찼다. 당수도로 단련된 그의 손바닥 끝은 부엌칼 같이 날카로왔을 것이다.

그 칼날에 얻어맞는 식구들은 얼마나 고통스러울까, 개 버릇 남 주나, 폭행은 아편이다. 이번 방화사건도 쌩쥐 아버지가 휘두르는 부삽에 맞아 어머니가 앰블런스로 실려갔다. 그러자 소아마비 딸이 복수를 결행한 것이다. 결국 휘발유를 줄 공장 창고마다 거꾸로 부었다.

시집갈 나이에 시집도 못 가게 된 소아마비 큰딸은 시기적으로도 신경이 얼마나 예민했을 것인가. DNA 근성이란 사람에게만 있는 게 아니라, 자연에도 똑같이 나타난 것 같다. 민들레는 마지막에 민들레 꽃씨를 뿌리지만 독사는 죽을 때까지 독침만 날리며 다른 생물들을 죽이고 뒈진다.

얼마 후, 화재원인을 조사하던 소방관이 불에 탄 줄 공장 창고에서 새카맣게 탄 두 명의 여인을 발견해 내었다. 행방불명 되었던 쌩쥐의 아내와 소아마비 딸이 부둥켜 안은 채 숯검뎅이로 발견된 것이다. 소방관들이 강제로 떼어내려 해도 떨어지지 않아 또 한번 인터넷에서 화제가 되었다. 폭행이 낳은 검은색 끔찍한 그림이다.

태생이 선한 것은 선한 결과로, 악한 것은 악으로 끝난다. ‘좋은 근성은 근사하지만 나쁜 근성은 근심이 된다.’ 낙산사 해수관음상 인연법, 월남 다낭 고대 왕조사찰 대웅전 앞마당 해수관음상 연기법緣起法이 인과응보 바람을 반복되는 것 같다.

이상하다? 주변을 들러보니 안산 한대역 지하철 앞 넓은 광장에는 비들기와 산까치가 어울려 시민들이 던져주는 라면 부스러기를 홀치기 하고 있었다. 이상하다, 산까치들은 절대 비들기들과 어울리지 않는데. 어엉? 구파발에서 날아온 산까치들인가.

초가을 낙엽들이 성삼몽 구두코 위로 달려들었다. 가을인가, 세월인가, 코끼리 가는 길에는 여우가 없고, 사자굴에는 잡 짐승이 없다. 이제 모든 것을 내려놓자.

(다음편 23일자, 5. 독수리들 사체찢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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