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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뇌관 어떻게 터질지 몰라…트럼프, 발언 숙고해야”

  • 김수선 기자 010@kukmini.com
  • 입력 2017.09.28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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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클래퍼 미국 국가정보국(DNI) 전 국장은 27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향한 '말 폭탄'의 수위를 낮출 것을 요구했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말기의 정보수장을 지낸 클래퍼 전 국장은 이날 CNN에 출연해 "우려되는 것은 당장 벌어지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의) 수사학적인 총격전"이라며 "내가 트럼프 대통령이라면 발언 시 흥분하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그는 미 정부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의 북한 '완전파괴' 발언 등에 대해 북한이 '선전포고'로 받아들인 점을 언급하면서 "우리의 생각이 중요한 게 아니라 중요한 것은 북한의 인식"이라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은 '우리는 더는 논평할 게 없다'고 했는데 나는 그 말을 정말 좋아한다"며 "그런 발언이 북한을 열 받게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클래퍼 전 국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주목받기를 갈망하는 북한에 놀아나는 것"이라며 "미 대통령이 김정은이 하는 식으로 그와 직접 설전을 하게 되면 김정은이 이 상황을 사로잡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이나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등 훌륭한 참모들이 있지만 김정은은 온건한 참모들이 없다면서 "우려되는 것은 누구도 무엇이 김정은의 뇌관을 터지게 할지 모를 것이라는 점"이라며 "대통령이 얼마나 숙고하고 말하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2014년 방북했던 클래퍼 전 국장은 "김정은 가계는 북한에서 신(神)으로 여겨지며 북한에 종교적인 게 있다면 그것은 그들"이라며 "그래서 우리가 북한의 지도자에게 비난의 그물을 던지면 북한 정권은 그것을 국내용으로 이용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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