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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기사 배치 조작’ 사실로…청탁받고 기사 숨겨

  • 이윤정 기자 010@kukmini.com
  • 입력 2017.10.2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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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뉴스·미디어 검색의 70% 가까이를 점유하고 있는 네이버가 청탁을 받고, 기사 배치를 조작한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네이버 대표는 내부 감사 결과 조작 의혹이 사실로 확인됐다며, 사과와 함께 뉴스 편집의 투명성 강화를 약속했다.

지난해 10월, 네이버 축구 스포츠면에 실린 기사다.

승부조작 파문에 휩싸인 전북 현대에 대한 프로축구연맹의 징계를 비판한 내용이다.

한 인터넷 매체는 당시, 프로축구연맹의 홍보팀장이 네이버 간부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를 입수해 보도했다.

홍보팀장은 조심스럽게 부탁한다며, 이번이 K리그 기사와 관련한 마지막 부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네이버가 연맹으로부터 청탁을 받아 네티즌들이 보기 어렵게 기사를 재배치했다는 의심을 살만한 대목이다.

실제 홍보팀장이 연락을 취한 뒤 해당 기사에 1분에 한두 개 꼴로 붙던 댓글들이 눈에 띄게 줄더니 자취를 감췄다.

네이버는 기사 배치 조작 의혹이 제기되자 네 시간 만에 한성숙 대표 명의로 사과문을 올렸다.

감사 결과, 담당자가 외부의 기사 재배열 요청을 일부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며, 죄송하다고 밝혔다.

네이버의 미디어 영향력이 막강해지면서 네이버가 뉴스를 자의적으로 배치한다는 의혹은 꾸준히 제기돼왔지만, 네이버가 인정한 건 처음이다.

지난 7월에도 네이버는 2015년 삼성의 요청을 받아 경영권 승계 관련 기사를 축소 배치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포털쪽에 부탁해뒀다는 장충기 전 사장의 문자 내용까지 공개됐지만, 당시 네이버는 법적대응에 나서겠다며 강력히 부인한 바 있다.

한 대표는 앞으로는 내부 편집자가 기사배열을 하는 영역을 줄이는 등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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