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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남한에는 겨울이 없습네다.”

  • 박주희 시민기자 ppak1510@naver.com
  • 입력 2021.01.11 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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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운 겨울 압록강에서 빨래하는 북한여성들 [사진=네이버 이미지]
추운 겨울 압록강에서 빨래하는 북한여성들 [사진=네이버 이미지]

[국민투데이=박주희기자] '북극발 한파’가 한반도를 강타하면서 북한에서 강추위가 계속되고 있다. 기상청은 다음 주 중반부터 추위가 누그러질 것으로 전망했다.

북한도 남한과 마찬가지로 현재 북극발 한기의 영향을 받아 기온이 큰 폭으로 떨어졌고 평양 기준으로 11일 아침 최저 기온은 평년보다 10도 정도 낮았다.

조선중앙통신은 11일 평양이 오후부터 흐려지고 내일 한때 눈이 내리겠다고 보도했다. 북·중 국경도시 신의주와 평성, 사리원, 해주, 청진, 남포, 개성 등 주요 도시도 개었다가 오후부터 흐린 날씨를 보이겠다고 전했다. 북한판 홍콩으로 불리는 나선시도 저녁 한때 약간의 눈이 내릴 것으로 예견했다.

지난 9일 북한 북부지역 (양강도, 함경북도, 함경남도)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34~22도까지 떨어졌고, 동·서해안지역 (평안남도, 평안북도, 황해북도, 황해남도)최저기온도 영하 24~14도로 떨어졌다.

조선중앙방송은 “야외활동을 하는 사람들 속에서 동상을 입거나 미끄럼에 의한 사고가 나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각별한 관심을 돌리며 도시경영과 교통운수부문을 비롯한 인민경제 모든 부문에서는 강추위에 의한 피해가 없도록 철저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을 주문했다.

북한의 겨울은 혹독하리만큼 춥다. 백두산가 가까운 양강도 지역은 11월초면 겨울 날씨가 시작된다. 북한 주민들은 연초부터 혹한 속에서 새해 첫 경제과제인 ‘인분과제’전투에 내몰린다.

또한 2월16일 광명성절(김정일 생일)을 맞으며 전체 주민들과 학생들이 충성의 편지 전달식과 각 종 정치행사에 동원되어야 한다. 북한정권은 해마다 김일성·김정일 생일이면 ‘특별경비주간’을 선포한다. 이 기간에는 국경은 물론 지역 간 이동도 철저히 단속한다. 특히 거주지 지역에 위치한 김부자 초상화나 혁명사적지에 대한 경비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남한정착 8년 차 탈북민 이 씨는 “북한주민들은 겨울이면 시장에서 하루종일 추위와 싸워야 한다. 북한은 계절마다 시장이용시간까지 정해져있어 아침일찍부터 시장으로 나오는 주민들이 늘고 있다. 옷이나 신발을 파는 상인들은 물건을 앞에 놓고 팔면 되지만, 식용유는 날씨가 추워지면 얼어 터지는 경우가 종종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식용유 판매 상인들은 기름이 든 용기를 얇은 담요로 여러 번 감는다. 하지만 시장에서 두 시간정도 지나면 담요 속 식용유도 얼어버린다.”면서 “식용유가 밖에서 얼고 녹고를 반복하면 용기 안쪽에 습기가 생겨 기름질이 떨어진다. 상인들은 유리병에 담긴 식용유를 가슴에 품고 온기로 녹인다. 겨울에 찬 유리병을 품으면 온몸이 얼음이 되는 느낌이 들지만 식용유를 팔아야 가족들이 생계를 유지할 수 있다.”고 증언했다.

이 씨는 “올해는 연초부터 8차 당대회가 열려 고향의 가족들과 지인들이 추운 겨울 노력동원에 내몰릴 생각을 하니 마음이 아프다. 남한에 와서 지하철을 갈아타는 몇 분 동안에도 따뜻한 핫팩을 쥐고 있으니 전혀 춥지 않다. 언제면 북한주민들도 남한국민들처럼 겨울을 즐기는 삶을 살 수 있을지 막막하기만 하다.”고 말했다.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들은 “남한의 겨울은 북한보다 따뜻하다. 북한의 겨울을 한마디로 ‘공포의 계절’이다.”면서 “북한주민의 기준으로 봤을 때 남한에는 겨울이 없다.”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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