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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 후유증에 약보다 운동

  • 이향숙 스페셜 칼럼 webmaster@kukmini.com
  • 입력 2021.06.10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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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향숙 국민투데이 논설위원
이향숙 국민투데이 논설위원

지난 8일 오후 4시 1차 코로나 백신 주사를 맞았다. 평소 주사 맞기를 아주 싫어하기 때문에 잔뜩 긴장이 되어 우황청심환을 먹고 갔다. 10분 만에 절차가 끝나고 30분간 휴식한 후 귀가했다. 모든 과정이 쉽고 순조로웠다.

주사 맞은 두 시간 쯤 지나 심각한 후유증이 느껴졌다. 고열 두통 구토 같은 증상은 없는데, 왼쪽 팔에 쿡쿡 쑤시는 심한 통증이 생기고 팔을 조금도 들어 올릴 수가 없었다. 심하게 부었다. 만져보니 단단한 느낌이었다. 원인이 무얼까? 혈전? 근육통? 혈액순환 장애? 쉽게 판단이 안 섰다. 이 상태로는 잠을 못 잘 것 같아 미리 준비했던 진통제를 먹었다.

진통제 효과가 무색하게도 잠을 전혀 이루지 못하고 머리가 띵한 채 다음날 일어났다. 팔의 통증은 더했다. 목에 따끔한 증상이 느껴지고 기침이 몇 번 났다. 조반도 거르고 오전 내내 거의 조용히 지냈다. 그러다 문득 집에 있는 핫팩으로 찜질을 하자는 생각이 났다. 전기 코드에 5분 간 꽂아 가열하고 뜨거워진 팩을 20분 이상 통증 부위에 대고 있었다. 조금은 부드러워진 느낌이다. 잠시 후 팔에서 떼고 나니 다시 원래대로 통증이 생겼다.  

하루를 진통제 없이 그렇게 거의 침대에서 보내고 간단하게 저녁을 먹은 후 TV를 보다가 문들 팔을 들어보니 여전히 통증 때문에 올라가지 않았다. 대책을 곰곰 궁리하기 시작했다. 원인은 근육이 갑작스런 주사로 인해 놀라서 경직된 것 같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팔을 안 쓰고

계속 한동안 못 움직일 것이냐, 아파도 한번 용을 써볼 것이냐, 나는 평소 성격이 좀 급한 편이다.

이대로는 더 이상 힘들다는 결론을 내리고 이열치열 하는 마음으로 아픈 팔을 힘들게 들어 올렸다. 당기고 쑤셨다. 억지로 두 번 올린 후 팔이 가벼워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계속 만세를 30번 불렀다. 그 다음엔 두 팔을 벌려서 좌우로 각각 30회씩 돌리고 그 다음엔 또 앞뒤로 각각 30회씩 돌렸다. 팔 운동으로 힘이 다 빠진 팔을 아래로 축 늘어뜨린 다음 한숨을 크게 쉰 후 팔의 통증이 대부분 사라진 것을 느꼈다. 그리고 복식호흡을 10회 했다.

약보다 운동이 비결이라는 결론이 내려졌다. 평소에 운동을 잘했더라면 이런 부작용은 없었다고 믿는다. 나는 어려서부터 운동을 싫어했다. 운동장, 헬스클럽보다는 책상 앞에 앉기를 좋아했고, 땀나는 유산소운동 보다는 야외에서 천천히 걷기를 선호했다. 대학시절 체육시간에 배구나 배드민턴을 할 때도 나는 그늘에서 쉬는 편이었다. 그래서 문영현 교수는 나에게 “너는 공에 체한 아이 같다.”고 하셨다.  

젊은 시절에는 운동 대신 요가를 했다. 요가는 몸의 기를 돌게 하고 혈액 순환을 촉진하지만 근육을 강하게 하지는 않는 것 같다. 그나마 요가도 얼마 안하고 중단했다. 그 대신 40대에 시작한 게 동네 야산에 매일 새벽 출근 전에 오르기였다. 그러다 60대가 되면서 공원 걷기로 바꿨다. 그리고 아침 일어나면 몸풀기 체조를 30분 하고 오후엔 1시간 이상 걷기 운동을 하는데 그것도 건강관리엔 불충분한 것 같다. 이유는 전신운동이 아니고, 유산소 운동이 아니라 근육 형성에 부족한 것이라 생각된다. 어깨가 아픈 이유는 결국 근육통인데 근육을 강하게 하는 운동을 안 한 게 잘못인 것 같다.

 요즘 TV를 보면 오전엔 대부분 채널에 건강 프로가 방영된다. 얼마 전 근감소증 주제의 내용이 생각난다.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유산소운동이 필수인데 그 운동을 게을리 하면 근육이 나이 먹으면서 감소하기 때문에 몸에 힘이 없어진다고 한다. 나이가 많아지거나 오래 동안 투병생활을 하면 힘이 없어져서 “근력이 없다.”고 말한다. 근력은 곧 근육의 힘이다. 근육이 많이 생기면 힘이 강하게 된다.

이 프로에서 전문가들의 한결같은 처방은 ‘근육을 구성하는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할 것, 운동을 주 3회 이상, 한 회에 30분 이상 땀이 나도록 할 것’이다. 단백질은 동물성 보다는 식물성인 두부와 콩을 많이 먹도록 권한다. 이런 이론을 대부분 다 알고 있다. 그러나 실천을 하기는 쉽지 않다.

근육을 튼튼하게 하는 일은 남녀노소 누구에게나 필수라는 걸 이번 백신 주사를 맞은 후 더욱 깨달았다. 이달 하순께 2차 백신 접종을 맞는다. 이번에는 당일 주사 맞기 전에 팔 운동을 충분히 하고, 집에 와서도 3시간 후에 팔 운동을 할 생각이다. 진통제는 준비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흔히 약에 의존하는데 실제로 모든 약에는 부작용이 있다. 한 가지 증상을 완화시키면서 다른 곳을 악화시킨다. 그러므로 나는 가능한 한 약에 의존하지 않고 자연 요법으로 치유하려고 노력하며 산다.  

아직도 80% 가까운 국민이 코로나 백신을 안 맞았다. 타이레놀을 준비하지 말고 맞기 전후에 아파도 좀 참고 팔 운동을 하기 권한다. 두 팔을 쭉 펴서 앞 뒤 좌우로 30여회 돌리면 된다. 간단한 동작이다. 요즘 타이레놀이 약국에서 매진이라 한다. 나도 그 약이 없어서 다른 진통제를 준비 했었지만 이젠 그 약을 버릴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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