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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커 “北, 수소탄원료 ‘3중수소’ 생산 능력 있어 보여”

  • 이남일 기자 010@kukmini.com
  • 입력 2017.06.27 1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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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저명한 핵 과학자인 지그프리드 헤커 교수는 북한의 핵능력과 관련해 "북한이 수소탄의 원료 가운데 하나인 3중수소(tritium)를 생산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헤커 교수는 27일(오늘) 한국학술연구원이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개최한 제14차 코리아포럼 '북핵문제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한 계기에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지난해 북한이 3중수소의 핵심 원료가 되는 리튬-6를 판매하려고 시도했다는 증거가 나왔는데, 이에 비춰보면 북한이 3중수소를 어떻게 만드는지 알고 있음이 분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북한 영변을 찍은) 상업위성 사진을 보면 많은 시설들이 건설되고 있음을 볼 수 있는데, 새로운 원자로 시설의 하나가 리튬-6에서 3중수소를 추출하는 용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미국 과학국제안보연구소 등은 북한이 영변 핵단지에 3중수소를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건물을 짓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헤커 교수는 다만 "수소탄을 실제 무기화하는 것에는 매우 많은 시간이 걸린다"면서 "아직 북한이 그러한 능력을 갖고 있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헤커 교수는 이날 학술회의 발표에서는 북한이 플루토늄과 고농축우라늄을 다 합치면 (핵무기) 20∼25기 정도의 역량을 갖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며 "그것에 더해 1년에 6∼7개를 더(생산할)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런 추산의 근거로 "계산에 따르면 북한이 플루토늄의 경우 20∼40kg을, 고농축우라늄의 경우 200∼450kg을 보유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예상치의 범위가 넓은 것은 사실"이라고 북핵 능력을 정확히 파악하기 어려운 현실도 짚었다.

그동안 '3NO'(추가생산·성능향상·수출 금지) 원칙을 주장해온 그는 "지금은 상황이 더 나빠져 이것으로 안 된다"며 "이제는 북핵과 관련해 하나의 큰 'NO'가 있어야 한다. 그것은 절대 사용되어서는 안된다는 것(No use)"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북한 내부의 혼란 때문이든, 사고 때문이든 (핵무기) 사용은 안된다는 것"이라며 "이것이 이뤄지려면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헤커 교수는 그러면서 "제가 제안하는 것은 미국에서 북한에 특사가 가야한다는 것"이라면서 "물론 이 특사는 (북한에 가기 전에) 먼저 한국에 와야 한다. 한미동맹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관계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미국의 대북전문가 로버트 칼린 스탠퍼드대 안보협력센터 객원연구원은 문재인 정부의 북핵 2단계 해법(핵동결-핵폐기)에 대해 "역사가 오랜 해법인데 여전히 좋은 생각이라고 생각한다"고 평가했다.

지난 4월 북한을 다녀왔다는 칼린 연구원은 "이전의 2010년 방문과 비교하면 변화가 컸다"면서 "교통량은 물론 상업적 측면이나 들려오는 역동적인 소리 등 믿기 어려울 정도로 모습이 바뀌었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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