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허고운 기자 =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KSLV-Ⅱ) 2차 발사에 대한 북한의 반응이 주목된다.

북한은 그동안 '인공위성 개발'이라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시험을 반복해온 만큼 이번 '누리호' 발사가 성공할 경우 이른바 '2중 기준 적용' 등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맞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누리호는 15일 오전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내 발사대로 이송이 완료됐고, 이후엔 기립 및 발사 준비 작업이 진행된다.

누리호 2차 발사가 계획대로 진행되면 작년 10월21일 1차 발사 이후 8개월만의 재도전이 된다. 누리호 개발 사업이 시작된 2010년 3월 이후로는 약 12년 만이다.

'누리호'와 같은 위성 발사용 우주로켓은 ICBM과 기술적으로 사실상 동일하다. 탑재물이 각각 위성체와 탄두란 차이만 있을 뿐이다. 이 때문에 과거 우리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에선 북한이 '백두산' '은하' '광명성' 등 장거리로켓을 발사했을 당시 "ICBM 시험"이라고 비난했다.

북한은 올 2월27일과 3월5일 연이어 ICBM을 발사한 뒤에도 "정찰위성 개발 시험"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미 당국은 당시 "북한이 ICBM 발사를 우주 활동으로 가장하려고 한다"고 반박했다. 북한은 이후 '위성 개발'에 관한 보도를 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북한은 작년 10월 누리호 1차 발사 당일 관영 조선중앙TV를 통해 2016년 2월7일 지구관측위성 '광명성 4호' 발사 당시를 담은 기록영화를 방영했다.

또 누리호가 궤도에 안착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된 뒤엔 대외선전매체 '통일의메아리'를 통해 "발사가 실패작"이라고 주장하면서 "위성 개발은 어느 나라나 다 하고 있지만 '도발'이라고 하진 않는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은 누리호 발사와 무관하게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겠지만 '남쪽도 하는데 왜 우리에게 시비를 거느냐'는 논리를 내세울 수도 있다"며 "다만 우리 시험이 위성발사를 위한 것이란 걸 국제사회가 다 아는 만큼 대외적으로 인정받진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 소식통은 "누리호 등 한국형 발사체는 처음부터 위성 발사용으로 개발한 것으로서 북한처럼 ICBM을 만들다가 로켓처럼 꾸민 게 아니다"고 전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탄도미사일 발사 준비 상황과 관련 없이 기상 사정으로 누리호 발사에 즉각 맞대응하기 어려울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우리 기상청 예보에 따르면 북한 대부분 지역은 이번 주말까지 날씨가 흐린 가운데 비가 내리는 곳도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에서 최근 이동식발사차량(TEL) 이동 등이 포착되고 있으나 이는 일상적인 행동으로서 당장의 고강도 도발 준비 차원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한미 당국은 긴밀한 공조 하에 북한 주요 동향을 면밀히 추적 감시하고 있다"고 전했다.